"나 잭은 호박의 왕이다! 그래 난 호박의 왕이야. 하하하!"
핼러윈 마을을 이끄는 잭은 독단적 자아도취형 유령입니다.
크리스마스 마을이 부러워 산타를 납치해 오라고 하지요. 대신 산타 행세를 하며 선물을 나눠 줍니다.
"얘야, 산타가 뭘 가져 왔니?"
악몽처럼 기괴한 핼러윈식 선물로 크리스마스를 망쳐 놓습니다. 잠깐 반성하는 듯하더니 다시 돌변합니다.
"내가 왜 그랬을까… 그래 난 최선을 다했어!"
산꼭대기 동굴에 사는 괴물 그린치는 모두가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참을 수 없습니다.
"내가 그들의 크리스마스를 훔칠 거야!"
산타로 변장하고 트리와 장식, 선물까지 닥치는 대로 썰매에 싣습니다. 그러다 들킨 뒤 깨닫습니다.
"알고 보니 내가 미워했던 건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외로움이었어요."
눈 덮인 벌판에서 우크라이나군 드론이 북한군을 공격합니다.
살인 드론에 산타 인형이 매달려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선물한다는 건가요.
사흘에 걸친 공격에서 숨진 북한군이 쉰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피투성이 살육전에 산타라니, 참담합니다.
이 뒤틀린 세상이, 행복해야 할 크리스마스를 짓누릅니다.
우리 크리스마스에도 그늘이 드리웠습니다.
핼러윈의 유령, 동굴 속 괴물처럼 들이닥친 비상계엄에 다들 황망합니다.
혼돈의 눈보라가 언제나 그쳐,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갈지 답답합니다.
계엄 회오리에 지갑을 닫아 버리는 바람에 소비가 잔뜩 움츠러들었습니다.
가게마다 꽁꽁 언 연말 대목에 한숨 짓습니다. 경제 성장과 수출 엔진도 식어 가고 있습니다.
이 엄혹한 겨울을 무사히 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성탄절 하늘이, 맥없이 쾡한 눈같이 가라앉았습니다.
'코가 석 자나 빠진 루돌프들이 이끌고 가는 세상 참, 떼꾼한 크리스마스 또 돌아왔네.'
그래도 산타와 함께 행복한 어린이들이 위안이고 희망입니다.
'아이들과 손잡고 성당을 찾던 그 시절… 그 종소리 다시 듣게 하시고, 살면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 주소서.'
12월 25일 앵커칼럼 오늘 '크리스마스의 악몽' 이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