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계엄 선포 43일 만에 현직 대통령이 수사기관에 체포돼 구금을 앞둔 상황,, 대통령을 지지하든 그렇지 않든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정치부 김하림 기자와 이번 사태가 갖는 정치적 의미와 향후 정국은 어떻게 흘러갈지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앞서 전해드렸는데 윤 대통령의 영상 메시지 언제 찍은 거죠?
[기자]
오늘 체포영장이 집행되기 전에 관저 안에서 찍은 건데,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비서관 중 한 명이 휴대전화로 찍은 영상이라고 합니다. 윤 대통령이 몇 분만에 메시지를 작성했고, 사실상 즉흥적으로 촬영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영상 메시지에 이어 장문의 글도 SNS에 올렸잖아요. 앞으로도 이런 식의 메시지 정치가 이어질까요?
[기자]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첫번째 체포영장 시도에 앞서 한남동 관저 앞에서 체포 반대 시위를 하는 지지자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낸 바 있는데, 공교롭게도 이후 여당 지지율이 올라갔죠. 오늘 하루만 두 가지 방식으로 메시지를 낸 것 역시 자신의 메시지가 보수 결집에 효과가 있단 판단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다만 여권 일각에선 국민 눈높이와는 다른 대통령의 메시지가 수사와 탄핵 심판, 또 향후 있을지 모를 조기 대선 국면까지 이어질 경우 부담이 될 수 있단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앵커]
오늘 그나마 다행인건 윤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에 크게 저항하지 않으면서 물리적 충돌까진 막을 수 있었단 건데, 그럴 거였으면 좀 더 일찍 그런 결단을 내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기자]
네. 실제로 오늘 통화한 국민의힘 복수의 의원들이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불법, 위법한 영장 집행이지만 누가 다치는 건 볼 수 없으니 자진출석하겠단 뜻을 미리 밝혔다면 체포를 피해 그나마 현직 대통령으로서의 품위를 지킬 수 있지 않았겠냐는 겁니다. 일각에선 경호처 지휘부가 지시에 따르지 않겠다는 일선 경호관들의 실제 분위기를 대통령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은 것 아니냔 지적도 나옵니다. 버티기 쉽지 않으니 현실적인 타개책을 모색해야 한단 조언이 있었다면 현직 대통령 체포상황이 전세계에 생중계되며 국격이 손상되는 상황까지 이어지진 않았을 거란 얘깁니다.
[앵커]
공수처로선 어쨌든 두번 만에 체포영장 집행엔 성공한 셈인데,, 그 과정에서 불거진 법적시비는 두고두고 발목을 잡을 거 같단 생각이 듭니다.
[기자]
수사권 문제와 상당히 이례적인 영장 발부에 이어 관저 출입 과정에서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으로부터 받은 공문을 위조했단 의혹까지 추가로 제기됐죠. 당연히 윤 대통령 측은 향후 재판 과정에서 이같은 법적 시비를 집요하게 파고들 텐데, 공수처는 그렇지 않다는 반박만 할 뿐 의혹에 대한 구체적 해명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논란들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으면 현재 반으로 갈라진 심리적 내전 상태도 극복하기가 쉽지 않을 거란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오늘 윤 대통령 체포 직후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반응,, 최근 모습과 좀 다르더군요. 안타까운 일이라며 말을 아끼던데, 어떻게 봐야합니까?
[기자]
이 대표는 오전에 예정됐던 공식일정도 취소했고, 최고위원회의 공개 발언도 생략했습니다. 이 대표가 마치 '체포를 기다렸다'는 프레임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당내에선 대통령이 구속되면 그동안 탄핵과 특검 강공 전략에도 수정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조기 대선 준비를 포함한 지지층 확대 전략이 필요하단 겁니다. 다만 여권에선 이제는 이 대표 차례라며 선거법 2심 재판 속도전을 비롯한 사법리스크 반격에 나설 걸로 보입니다.
[앵커]
어느 방향이 됐든 지금의 안갯속 정국이 가실 것 같진 않아 우려스럽네요.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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