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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2월 소련 얄타에서 미국, 소련, 영국 정상이 만났습니다. 전후 20세기 역사가 결정된 그곳에서 소련은 도청기를 협상단 방 안에 쫙 깔았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강력한 비밀무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간첩'입니다.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총애한 앨저 히스가 장본인입니다.
미국의 전략을 담은 '블랙북'을 관리한 그는 소련에게 통째로 정보를 넘겼습니다. 소련은 동유럽을 지배하고, 한반도 38도선 이북에 진주하는 등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간첩의 힘은 그처럼 무섭습니다.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딨어?' 한 의원의 말이 와전되면서 논란이 됐던 적이 있습니다. 대명천지 대한민국에 간첩이라니요.
현실은 다릅니다.
"지금은 종북 세력이 간첩보다 더 간첩같이 활동을 하고 오히려 간첩보다 더 북한에 충성하고 있습니다."
어제 대법원이 북한 지령으로 활동하다 체포된 '자주통일 충북동지회' 조직원 3인에게 실형을 확정했습니다. 기소된 지 3년 6개월 만 입니다. 이들은 "생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원수님의 충직한 전사로 살자"고 충성 맹세까지 했다고 합니다.
조직적인 재판 지연전략으로 1심만 2년 5개월이 걸렸습니다. 법관기피 신청을 5차례 내고, 기각되면 항고, 재항고를 반복했습니다.
간첩 한 명 잡으려면 최소 5년, 길게는 10년까지 걸립니다. 어렵사리 잡은 간첩이 인권을 보호하는 민주주의 헌법을 악용해 재판을 늦추다면, 방첩 활동에 큰 구멍이 뚫릴 수밖에 없습니다. 신속한 재판이 대한민국 안보를 지키는 수단일 수 있습니다.
'손자병법' 한번 보실까요?
"밝은 임금과 현명한 장군이 움직이면 적에게 승리하고, 출중한 성공을 이루는 것은 먼저 적정을 알기 때문이다."
한 국가의 운명을 좌지우지 할 수도 있는 간첩 잡기에 우리는 너무 무심한 건 아닐까요? 대공 수사를 가장 잘하는 국정원의 기능을 없애는 게 최선이었을까요?
3월 14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간첩에 농락당하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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