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서 포옹한 안철수·이준석…"AI·반도체 경쟁 승리 위해 함께 노력"
등록: 2025.04.25 오후 18:43
수정: 2025.04.25 오후 18:46
이공계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AI과 과학기술 문제를 논의했다.
안철수, 이준석 후보는 25일 경기 성남 판교에서 열린 '단비 토크 : 인공지능(AI) 기술패권 시대 대한민국 미래를 말하다' 토론회를 열었다. 이들은 토론회 시작 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 포옹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기쁜 마음으로 함께하게 된 이유도 지금 대한민국이 위기이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정권 교체나 유지보다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를 살릴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도 "앞으로 중국과의 과학기술 패권 경쟁은 피할 수 없는 경쟁이 될 것"이라며 "AI 투자에 '100조 넣겠다, 200조 넣겠다' 같은 피상적 경쟁으로는 이길 수가 없다. 선거가 아닌 과학기술 패권 경쟁 승리를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이날 토론회에서 2시간 가량 AI기본법과 일자리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는데, 한국형 AI 추진 등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안 후보는 "국가마다 문화가 다르기에 하나의 AI 모델이 모든 국가의 문화를 반영해 답을 내놓을 수 없다"고 설명했고, 이 후보는 "AI 파운데이션 모델은 국가별로 튜닝이 필요하고 특화 발달 필요하단 생각에 동의한다. 근데 IT 투자가 가끔 정부 주도로 갔을 때 너무 갈라파고스화되는 경향이 있어서 국제 질서 속에서 범용 개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후보는 삼성전자 그룹 등 반도체 업계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 후보는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보면 메모리반도체는 3분의 1, 시스템 반도체는 3분의 2에 해당한다"며 "우리는 지금 메모리 반도체에 주로 많은 수익을 거두고 있는데, 잠재 이익은 이제 시스템 반도체에 있다"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그런데 지금 문제 중 하나가 대만의 TSMC의 파운더리 능력이 뛰어나다 보니 삼성에서 아무리 투자를 하더라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심각성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다는 아니겠지만 원인 중 하나가 TSMC는 파운드리만 하는 반면, 삼성은 파운드리도 하지만 시스템 칩도 만든다. 그러면 의심이 사실 가능하다. 회사들이 그런 짓을 하지는 않지만 삼성전자가 한쪽에선 파운드리를 하지만 다른 쪽에선 시스템 반도체를 만드니까 혹시나 자기들 기술을 이용해서 오히려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 더 높이는 데 쓰지 않을까. 이런 의심, 이런 의심이 쌓이면 거기에 맡기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만 하든지,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만 하든지 그 둘중에 하나만 선택해서 하면 오히려 지금보다 더 나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반면 이 후보는 AI 개발의 윤리적 책임에 대해 엄격하게 적용해선 안 된다는 점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 알고리즘을 개발한 사람이 사고 발생 시 책임을 져야 한다면 누가 그걸 개발하려 하겠나"라며 "사업에 투자하려고 한다면 리스크를 알아야 하는데, 사법적 책임이 있다면 누가 개발할 수 있겠나. 한국은 윤리 기준을 다른 나라보다 느슨하게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에서 과학 기술 관련 사업에 대한 꿈을 갖고 출발한 사람들이 정치나 관료주의로 좌절하는 것을 많이 봤다"며 "조금 돈 벌어서 대표 이사 직함 달면 계속 경찰서 가야 하고, 금융위·국회에서 와보라고 하지 않겠나. 옛날엔 기업보다 정치가 앞서 나갔을 수도 있는데 예전과 다르다. 다른 나라에선 다 하는 건데 우리나라는 금융위나 국회에서 자꾸 부른다. 그러면 뭣하러 인재들이 한국에 남겠냐"고 호소했다.
정치권의 '앙숙'으로 알려진 두 의원은 이날 토론회 내내 포옹하거나 엄지를 들어올리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토론회를 마친 뒤 "정치적 단일화를 할 생각은 없지만, 미래 지향성 단일화는 이미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을 거쳐 두 사람은 바른미래당에서 함께 했다. 2018년 6월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노원병 공천을 놓고 갈등을 빚고 2023년 11월에는 서울 여의도의 한 복국집 가벽 사이로 신경전을 벌이기도 하면서 오랜 정치적 앙숙으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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