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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예측불허' 콘클라베, 비백인 교황 나올 수 있을까

  • 등록: 2025.04.27 오후 19:26

  • 수정: 2025.04.27 오후 19:30

[앵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이 끝나면서 차기 교황 선거인 '콘클라베'가 이르면 열흘 뒤쯤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 유흥식 추기경도 차기 후보군에 언급되고 있는데, 실제로 비백인, 나아가 한국인 출신 교황 선출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국제부 이루라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이 기자, 먼저 독특한 선거 방식인 콘클라베 이야기부터 해보죠. 언제, 어디서 시작되나요?

[기자]
네 먼저 화면으로 보시죠.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천장으로 유명한 바티칸 궁 내 시스티나 성당인데요. 이 곳에서 다음달 6일부터 11일 사이 차기 교황 선출 절차인 콘클라베가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80세 미만의 추기경 135명이 외부와 완벽히 차단된 채 3분의 2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매일 무기명 투표를 반복합니다.

[앵커]
3분의 2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선출에 굉장히 오랜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네요.

[기자]
그렇기도 하고 공식 후보가 아예 없습니다. 이번 콘클라베에 참석하는 135명의 추기경이 전원 후보인 동시에 유권자입니다. 정치인 선거처럼 별도의 후보 등록 절차가 없다보니 소위 '주요 후보군'이라고 불릴 만한 사람도 없다는 겁니다.

[앵커]
후보군도 없는 상황에서 어떤 추기경이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거죠?

[기자]
콘클라베에 앞서 여러 차례 열리는 추기경단 일반 회의를 보면 하나의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차기 후보 탐색을 할 수 있는 기회인데요,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 회의에서 4분 간의 짧은 연설로 강한 인상을 남겼고, 최초의 비유럽인 교황 선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앵커]
세계 가톨릭 주류는 유럽, 이탈리아계라는 평가가 많은데요. 이번에 특히 비백인 교황 선출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콘클라베 참석 추기경 135명 중 유럽 출신이 53명으로 가장 많습니다. 이 가운데 이탈리아 추기경들이 '전통 주류'를 차지하는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앞서 남미 출신의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기경단 135명 중 80%를 임명한 것이 변수가 될 수 있는데요, 유흥식 추기경 등 비서구 지역에서 많은 추기경을 임명한 이른바 '물갈이' 효과가 역대 최초로 비백인 교황 탄생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럼 이탈리아 매체 보도처럼 한국인 출신 교황도 가능할까요?

[기자]
유흥식 추기경이 그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유흥식 / 추기경 겸 교황청 장관
"주님에게는 서양과 동양이 따로 없습니다. 한국에서 왔지만, 성령께서 어떻게 말씀하실지 기다리겠습니다." 

유 추기경은 한국인 최초의 교황청 장관이자, 과거 4차례 방북 경험도 있는 등 평화와 대화라는 교회의 사명에 적합한 인물입니다. 여기에 한국 가톨릭 교회의 위상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한국 천주교는 자발적으로 신앙을 받아들인 나라로 매우 높게 평가 받고 있고, 교세나 자원면에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1년 기준 교황청에 내는 대표적 기부금액이 미국에 이어 전 세계 2위, 또 전 세계 선교사 파견 순위 3위 안에 꼽힐 정도입니다.

한홍순 / 전 교황청 한국 대사
"한국 교회도 해외에 원조를 받던 교회가 해외에 원조를 주는 교회로 바뀐 거죠. 그 다음에 한국이라고 하면은 (분단 상황에서) 평화 추진을 위한, 말하자면 선진 기지라고요."

높아진 K컬쳐의 위상이 추기경들 사이에 한국 인지도를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앵커]
교황이 선출되면 성당 굴뚝에 흰 연기를 피워 세상에 알리죠. 12년만에 진행되는 콘클라베에서 어떤 반전이 일어나게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이루라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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