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선 참패에 따른 수습방안을 치열하게 고민해야할 국민의힘은 여전히 누가 더 책임이 있는지를 따지며 차기 당권을 둘러싼 신경전만 반복하는 모습입니다. 수습방안은 무엇이며 해법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뉴스더에서 정치부 김하림 기자와 더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사실 비상계엄과 탄핵 심판 선거였다고 국민의힘도 인정하긴 했습니다만,, 지금 내부 모습을 보면 이게 반성을 하겠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아요. 김 기자가 취재현장에서 보기엔 어떤가요.
[기자]
네, 3년만에 여당을 내주고 보수 몰락이냐 재건이냐 갈림길에 서 있다는 평가에 대해선 이견이 없어 보입니다. 오늘 대선 후 첫 의원총회에서도 쇄신 플랜과 거대여당의 입법 독주에 대한 대응책보단 지도부 책임론과 차기 지도체제에 대한 논쟁만 반복됐고, 차라리 당대표를 없애자는 주장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앵커]
여전히 갈피를 못잡는 모습인데,, 그런데 앞서 김문수 전 장관은 당 대표에 욕심이 없다고 전해드렸는데, 그럼 정치 자체는 계속 하겠다는 입장인가요?
[기자]
주변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좀 애매합니다. 김 전 장관 측 관계자는 "당과 국가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고 어떻게 당에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중"이라고 했습니다. 당 대표엔 욕심이 없다고는 했지만, 막상 말하는 걸 들어보면 정치권 자체를 떠나겠다는 생각은 아닌 듯 합니다. 자신은 죄인이고 뭔가 하겠단 건 맞지 않다면서도 이 나라는 구해야 한다고 했고요, 특히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총리 지명자를 향해 반미, 미국관계에 문제가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한 게 눈에 띄었는데요. 실제 당권에 관심이 없다면 여권을 향해 저렇게까지 각을 세우는 발언을 할까 싶은 모습이긴 합니다.
김문수 /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
"미국 정부가, 자기 문화원을 점거하고, 이런 사건의 서울대 학생회장이 김민석이었는데, 쉽게 넘어가지 않을겁니다."
[앵커]
물론 대선에서 패하고 당권을 잡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만, 대선 과정에서 당내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지 않았었는데 가능할까 싶어요.
[기자]
김 전 장관 측은 40%가 넘는 득표율을 얻은 걸 명분으로 삼는 분위기지만, 중도 확장력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과연 보수 재건이란 과제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현재 가장 많은 유권자가 살고 있는 경기도의 이번 대선 성적을 봐도 경기지사를 2번 지낸 김 전 장관의 득표율은 37.95%로 이재명 대통령 52.2%에 15% 가까이 뒤졌습니다. 지상파 출구조사에서 중도층 표심은 이재명 59.4%, 김문수는 29%로 두 배 가까운 차이가 났습니다. 당내에선 김 전 장관이 계엄 사과와 부정선거론 선긋기에 머뭇거리면서 수도권 민심을 잡을 기회를 놓쳤는데 전면 쇄신해야할 전당대회에 나오는게 맞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앵커]
대체로 보면 친한계에서 그런 목소리가 높은데, 결국 한동훈 전 대표가 당권에 나서려는 포석 아니냐는 시선도 있죠?
[기자]
친한계가 주장하는 쇄신론이 대부분 당권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 것도 사실입니다. 패배 직후부터 당 내부를 향한 공세 수위가 지나치게 높았다는 지적도 있는데, 결국 기존 지도부를 쇄신해야 할 대상으로 선긋고, 최대한 빨리 전당대회를 열도록 분위기를 유도하려고 한 게 아니냐는 겁니다. 대선 패배에 대한 진지한 자성이 빠졌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옵니다.
[앵커]
대선 패배를 어떻게 수습할지부터 통일된 의견을 낼 수 있어야 진지한 보수재건 논의가 가능하겠군요. 쇄신은 아직 갈길이 멀어보이네요.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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