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보셨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이 참담한 수준입니다. 혁신을 해야 한다는 얘기는 선거 패배 뒤 늘 반복되지만, 그만큼 절박해보이지 않는다는 게 여론조사에 나타난 국민들 시선일 겁니다. '뉴스더'에서 정치부 이태희 기자와 더 짚어보겠습니다. 이 기자. 최근의 국민의힘 분위기론 예견된 결과라고 봐야겠죠?
[기자]
보통 비대위, 혁신위는 과하다 싶을 정도의 쇄신에 나섭니다. 2004년 박근혜 비대위의 천막 당사가 그랬고, 2020년 김종인 비대위의 5.18 무릎 사과와 당명 교체가 그랬습니다. 탄핵 사태 이후인 2017년 혁신위도 친박계 출당 문제를 다뤘습니다. 하지만 지금 국민의힘에는 그 정도의 절박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내년 지방선거는 이미 포기한 듯한 분위기고, 대구 경북 지역 의원들은 공천만 받으면 의원직은 지킬 거라는 안일함에 빠져있다는 비판이 내부에서도 나옵니다.
[앵커]
어렵사리 출범한 혁신위원회가 오늘 벌써 두번째 혁신안을 내놨는데, 분위기 반전이 될까요?
[기자]
두 번째 혁신안은 계파갈등 차단에 초점을 맞춘 걸로 보입니다. 민주당 역시 최고위 체제이지만 이재명 대표의 강한 리더십이 당을 이끌었죠. 반면 국민의힘은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공개 석상에서 서로를 공격하거나, 다른 계파의 최고위원들이 자진 사퇴하는 방법으로 대표를 끌어내리려 하는 등 분란이 많았습니다. 최고위원 4명 이상이 사퇴하면 비대위로 전환되는 현행 당헌당규 때문이죠. 멀리 갈 것도 없이 한동훈 전 대표의 경우도 대통령 탄핵안 가결 뒤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이 줄사퇴하면서 비대위 체제로 전환됐습니다. 오늘 혁신안은 앞으로 선출될 당 대표에게 확실한 리더십을 부여해 추후 당 혁신에 대한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겠다는 건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지 못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은 감수해야 할 듯 합니다.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당내 구주류 측에선 벌써 반발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신들을 혁신의 대상으로 삼는 데 대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는 건데, 향후 혁신 과정에서 탈당, 불출마 등 인적청산 요구가 본격화할 경우 충돌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이재명 정부 내각 인선에 대한 이야기도 해보죠. 오늘 발표로 19개 부처 인선이 모두 완료됐죠?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고위급 인사 지명 과정에서 현역 의원과 기업인, 특히 네이버 출신 인사를 중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발표된 장관 후보자가 정확히 현역 의원과 네이버 출신 기업인 이었습니다. 특히 현역 의원이 발탁된 경우는 내각 9명 외에도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 위성락 안보실장, 강유정 대변인, 강훈식 비서실장 등까지 더하면 13명입니다. 야권에선 이정도면 '의원내각제'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올 정도인데,, 오늘 인사를 발표한 강훈식 비서실장은 인수위 없이 시작하는 정부인만큼 호흡을 맞춰왔던 현역 의원 발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기업인을 대거 등용했단 점은 긍정적 평가도 적지 않습니다. 역대 정부에서도 기업인 발탁을 구상했지만, 인사검증과 주식 백지신탁 문제 등으로 공직에 나서는 것을 꺼려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유독 네이버 출신들만 발탁하면서 불필요한 오해를 불렀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네이버 출신 인사가 연루됐던 점을 언급하며 ‘보은 인사’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앵커]
초대 내각을 출범시킨 정부 여당이나 본격적인 혁신을 시작한 야당 모두 시험대에 놓인 모습인데 어느 쪽이 더 평가를 받을지 지켜봐야겠군요.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