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남 산청은 지난 3월 대형 산불을 겪은 뒤 가까스로 일상을 되찾아 가고 있던 곳이었는데 이번엔 괴물 폭우로 또 다시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인명 피해도 컸지만 마을이 통째로 사라진 지역도 있습니다. 다리가 무너졌고 그나마 형체가 남은 집도 온전한 게 없을 정도입니다.
계속해 김동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마을길로 흙탕물이 쏟아져 내립니다. 거대한 급류에 집도, 농기계도 버티질 못합니다.
"어떻게. 누구야 누구야. 무슨 일이야."
날이 밝고 찾아간 이 마을, 마을 진입로부터 경운기가 떠내려와 있습니다.
불과 하룻밤 사이 마을은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습니다.
이순복 / 인근 주민
"저기 집 한 개 있었어. 굴착기 있는데 여기 하나 있었고, 여기도 하나 있었고…."
초록빛을 내던 너른 밭은 커다란 돌덩이에 파묻혔습니다.
산사태로 인해 통째로 떠내려온 2층짜리 주택이 언덕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습니다.
이상원 / 인근 주민
"잠깐 사이야. 아마 한 20~30분 사이에 막. 난리 났지. 우룽쿵쿵하고…."
인근의 다른 마을로 가는 교량. 폭격을 맞은 듯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습니다.
도로 변 버스 승강장은 토사에 파묻혔습니다.
마을 뒷산은 벌겋게 속살을 드러냈습니다.
50년 산 집은 파란 지붕만 남았습니다.
전규호 / 경남 산청군
"아래채 거는 뭐 어디 가는지 보이지도 않고. 손으로 어디서부터 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대피했다 돌아왔지만 전기도 물도 끊긴 집에서 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이점수 / 경남 산청군
"물이 안 나오니까 어찌 하지도 못하고 지금. (언제 복구할지) 그것도 몰라. 정신이 없어서."
하룻밤 사이에 사라진 삶의 터전. 언제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지, 주민들은 한숨만 내쉴 뿐입니다.
TV조선 김동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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