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Talk] 美 조야 "李 대통령이 정용진 회장을 만나면 좋을텐데"
등록: 2025.07.24 오후 22:25
수정: 2025.07.24 오후 22:34
제가 워싱턴 특파원으로 부임한 지 며칠 되지 않아 미국의 주된 기류까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습니다만, 그 사이에 만나본 ‘트럼프 정부 핵심 인물들과 소통이 되는’ 몇몇 분들이 한결같이 물었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 특사단에 왜 신세계 정용진 회장을 왜 포함시키지 않았나요?'.
정 회장은 소위 '미국의 소통령'으로 불리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막역한 사이이기에, 문자 그대로 '특사(特使)'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는 취지였죠.
답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기에 듣고만 있었는데, 이미 그들은 '왜 선발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대강의 답도 알고 있는 눈치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의 '통상, 관세 이슈' 대응을 위해 24일 저녁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찬 회동을 갖고 경제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이에 앞서 현대차 정의선 회장과 LG 구광모 회장에 이어 한화 김동관 부회장, SK 최태원 회장과도 잇따라 만나 대미 투자 관련한 대화를 나눴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2곳과 연구개발(R&D) 시설 1곳 등 370억 달러(약 50조 6000억 원) 투자를 추진 중입니다. SK그룹 역시 반도체 계열사인 SK하이닉스를 통해 38억 7000만 달러(약 5조 3000억 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또 현대차그룹도 지난 3월 정 회장이 직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21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한화도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단지인 '솔라 허브'를 조성 중입니다.
시의 적절한 만남이고, 이를 통해 기업에도 일종의 ‘당근책’을 주면 더할 나위 없는 자리였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세상 만사가 돈으로만 다 해결되지는 않기에 일견 부족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일례로 지난 2017년 2월, 북한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독살 당했을 당시 모습이 담긴 CCTV는 일본 언론 '후지TV'가 단독 입수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제가 파악하기로 비슷한 시기 중국 매체 측에서 '후지TV'에 비해 3~5배 가량 높은 금액을 제시하며 영상을 요구했지만, 결국 일본 언론이 손에 쥐는 걸 막을 순 없었습니다. 말레이시아 측 결정권자와 일본 측이 두터운 친분 관계를 맺어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두고 '사전에 쌓은 돈독한 교분'이 '충분한 금전적 혜택' 이상의 것을 제공했기에 맺어진 결과라는 해석이 주를 이뤘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대통령이 선뜻 내키지도 않고, 분명한 기대값을 가늠하기도 쉽지 않을 수 있지만,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엔 아마도 절대 다수가 공감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어려운 것을 해낸다면, '국익을 위해 이 대통령이 노력했다'는 국민적 평가를 받기엔 충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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