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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영토 주고 안보 받나…우크라전 전망은?

  • 등록: 2025.08.19 오후 21:08

  • 수정: 2025.08.19 오후 21:12

[앵커]
결국 트럼프 대통령 중재 아래 러시아는 영토를 얻고 우크라이나는 그 대가로 서방세계의 안보적 도움을 받는 결론이 날 것 같습니다. 평화의 시금석이 될지, 또다른 전쟁의 도화선이 될지 신유만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신 기자, 우크라이나가 무력으로 전황을 뒤집을 순 없는 거죠?

[기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게 동부전선의 많은 영토를 빼앗겼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사상자 수를 마지막으로 업데이트한 건 지난해 12월이었는데 당시 밝힌 사망자 수가 군인과 장교 4만 3천 명이었습니다. 서방 분석가들은 이 수치가 과소평가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러시아가 요구하는 영토 중에서도 특히 '돈바스 지역'이 많이 언급되던데, 이 곳이 어떤 의미를 갖는 겁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가장 동쪽의 루한스크주와 도네츠크주를 묶어 돈바스 지역이라고 합니다. 러시아 접경지역이자 친러 성향 주민이 많아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리되려는 운동이 활발했습니다. 러시아는 18세기 제정 러시아가 서쪽으로 영토를 넓히던 시절 중심지였던 이곳을 되찾고 싶어하고요, 자원과 산업이 밀집된 곳인데다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해서 실리적 가치도 큽니다.

권기창 / 前 우크라이나 대사
"여기(돈바스)서 다 철로가 말하자면 우크라이나 서부로 다 연결이 되고 그 철로를 이용해서 굉장히 신속하게 병력 수송이라든가 군사 물자 수송을 할 수가 있게 되고…."

[앵커]
러시아가 2014년에도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 반도를 합병했잖아요. 왜 끊임없이 우크라이나 영토를 원하는 겁니까?

[기자]
지도를 보면 프랑스와 독일을 거쳐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까지 장애물 없는 대평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나폴레옹도 히틀러도 이 길로 러시아를 침공했을 정도로 서부 전선이 취약해 국경선을 서쪽으로 밀어 두려는 의지가 강합니다. 얼지 않는 항구인 '부동항'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서쪽으로 가야 합니다. 이번에 러시아가 원하는 영토를 얻게 되면 흑해를 통해 지중해로 바로 나갈 수 있게 됩니다.

[앵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면서 빠른 종전을 시키려는 것 같은데 이건 왜 그런 건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국내 지지 세력이 국외 분쟁에 장기적으로 얽히는 걸 싫어하기도 하고요, 보다 본질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의 이란-이스라엘 전쟁처럼 자신이 주도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고 싶어합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 치적, 특히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열망이 작용했다고 분석합니다.

[앵커]
우크라이나가 이번에 영토를 내 주면 앞으로 계속 평화가 유지될까요?

[기자]
일단 우크라이나가 침공받을 경우 NATO가 회원국에 준하는 군사적 지원을 할 거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5년 동안 집권하며 끊임 없이 전쟁을 반복해 온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멈출지 의문이라고 우려합니다. 돈바스를 교두보로 우크라이나 전역과 흑해, 지중해까지 사정권에 두게 됐기 때문에 영토 확장 유혹에 더 쉽게 빠질 수 있다는 겁니다.

반길주 / 국립외교원 교수
"영토를 내줌으로써 평화를 산다는 개념은 안보 차원에서는 합리적인 공식은 아니에요. 히틀러가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킬 적에도 (영국이) 땅을 좀 내줄 테니 전쟁하지 말라고 했는데 결국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어요."

[앵커]
강대국들의 이해관계로 나라가 찢어진 경험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데 냉혹한 국제질서가 야속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신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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