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내달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승전 80주년 기념행사(전승절)에 참석한다.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뒤 첫 다자외교 무대 데뷔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정은 동지께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습근평(시진핑) 동지의 초청에 따라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쇼 전쟁 승리 80돌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곧 중화인민공화국을 방문하시게 된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도 같은 날 브리핑에서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기념행사에 26명의 외국 정상급 인사가 참석한다”며 김정은의 이름을 명단에 올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베트남, 라오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몽골, 파키스탄, 네팔, 중앙아시아 5개국(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투르크메니스탄), 벨라루스, 이란 정상도 포함됐다.

한국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표로 참석한다.

김정은이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다면 2019년 시진핑 주석의 평양 방문 이후 약 6년 만에 양국 정상 간 대면이 성사되는 셈이다. 동시에 김정은이 국제 다자외교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북·중·러를 축으로 한 신(新)냉전 구도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의 이번 방중은 다섯 번째다. 특히 전승절 열병식 당일 톈안먼 망루에 시진핑 주석, 푸틴 대통령, 김정은이 나란히 서는 장면이 연출될 경우, 북중러 정상 간 연대 이미지를 전 세계에 과시하는 상징적 장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