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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통화스와프가 뭐길래…강력 주장 이유는?

  • 등록: 2025.09.26 오후 21:19

  • 수정: 2025.09.26 오후 21:23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3500억 달러 선불 요구를 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선결 조건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 뭐가 좋은 건지, 실현 가능성은 있는 건지 신유만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신 기자, 뉴스에서 자주 본 개념이지만 아직 생소합니다. 통화스와프, 뜻이 뭡니까?

[기자]
두 나라의 중앙은행이 서로의 통화를 맞교환하는 계약입니다. 양국이 정한 환율에 따라 통화를 교환해서 쓴 다음에 나중에 만기가 되면 이자를 붙여서 갚는 겁니다. 쉽게 말해 상대국 통화를 일정 기간 빌려 쓰는 건데요, 국가 차원의 마이너스 통장이라고도 불리는 이윱니다.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국가 간 계약이기 때문에 외환 유동성 위기 때 안정적으로 상대국 통화를 긴급 조달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번 대미 투자 국면에서 통화스와프가 필요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우리는 당초 보증이나 대출 형식을 원했는데 미국은 현금 투자를 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 외환보유고는 4160억 달러 수준인데 3500억 달러면 우리 보유고의 80%가 넘는 막대한 양입니다. 단기간에 이만큼의 달러가 빠져나가면 국가신인도가 하락하고 외환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고, 원달러 환율이 1600원을 넘어 IMF 때 수치인 1900원대를 넘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강형구 /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지금 상황은 아예 출발부터가 1400원인 거죠. 솔직히 2000(원)은 훨씬 넘을 가능성 크다고 생각합니다. 통화 스와프가 안 되면 당장 외환위기 오는 건 거의 확실시되고요."

[앵커]
통화스와프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한미 통화스와프는 2008년 금융위기 때와 2020년 코로나 때 제한적으로 시행됐는데요, 이 때 하루 만에 수십, 수백 원씩 환율이 떨어지며 압도적인 안정 효과를 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할 수만 있다면 나쁠 게 없는 겁니다.

[앵커]
한미 통화스와프가 미국 입장에서도 득이 됩니까?

[기자]
미국은 EU, 일본, 영국 등 기축통화국들과는 무제한 상설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습니다. 미국이 우리와의 통화스와프에 소극적인 이유는 원화가 기축통화가 아니고 글로벌 시장 거래 비중도 낮아 실익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주원 /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원화를 가지고 다른 제3국끼리 결제를 하는 그런 상황은 거의 없거든요. 그래서 만약에 우리 원화를 미국이 가지고 갈 경우에는 쓸 데가 없어요."

[앵커]
만약 미국이 통화스와프를 거절할 경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자]
통화스와프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결정합니다. 연준은 정치적 독립성이 있고요, 지금 연준 이사회 다수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지명한 인사가 아닌 상황이라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더라도 연준이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1년에 자체 조달할 수 있는 외화는 최대 300억 달러 수준에 불과합니다. 국채 발행은 나라빚이 너무 커지고 시장의 수요도 크지 않아서 이것도 방법이 되기 어렵습니다. 전문가들은 결국 관세협상에서 추가적인 양보를 해서라도 통화 스와프를 얻어 내야 하고, 투자 액수와 기간, 현금 비중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앵커]
여당 일각에서 협상이 어렵다고 반미 감정을 드러내며 파기 분위기를 조성하던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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