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Talk] 김용범의 농담에서 엿본 '한미 관세협상' 타결 가능성
등록: 2025.10.17 오전 03:41
수정: 2025.10.17 오전 07:04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1954년 생, 전남 신안) 이후 '포스트 전남 천재'로 꼽혔던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1962년 생, 전남 무안)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시절이나 기획재정부 1차관 당시에도 '시원하게 할 말은 하는' 고위 관료라는 평가를 받아왔는데요.
한미 관세협상 지휘를 위해 16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덜레스 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김 실장의 분위기 역시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공격적인 질문이 들어올 땐 적절히 ‘아이스 브레이킹(ice breaking)’을 섞어가며 강약을 조절해 갔습니다.
김 실장은 이날 공항 도착 직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지금까지와 비교해 볼 때 한미 양국이 가장 진지하고 건설적인 분위기 내에서 협상을 하고 있는 시기"라고 운을 뗐습니다.
직후 이어진 '스콧 베센트 美 재무장관이 열흘 이내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했는데, 최종 타결 시한을 어느 정도로 보느냐'는 워싱턴 특파원의 질문엔, "미국이 많은 양보를 할 것 같죠?"라고 되물었습니다.
김 실장은 '농담성 반문'으로 운을 뗀 뒤 곧바로 표정을 바꿔, "미국이 그렇게 예상하는 것은 우리에게는 나쁘지 않은 사인으로 읽고 있다"며 "그만큼 미국이 좀 더 유연하게 우리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주면 좋겠다"고 답했습니다.
만약 협상이 지지부진해 그에 따른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쉽게 꺼내기 어려운 멘트였을 텐데, '어느 정도 큰 줄기는 잡고 미국 땅을 밟았다'는 느낌을 전해 받았습니다. '최종 타결이 멀지 않았다'는 분위기와 함께요.
김 실장은 최근 협상의 핵심 쟁점이 '한미 통화 스와프'라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선, "개별 프로그램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언급과 함께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온 이야기, 또는 한때 제안됐지만 지금은 유효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많이 보도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3주 전 '시간에 쫓겨서 원칙에 벗어나면 협상 안 하겠다'는 기조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러트닉 美 상무장관이 '단일 협상 창구'지만 자신도 최선을 다해 조력하겠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베센트 장관이 언급한 열흘 가운데 하루가 흘렀고, 우리 정부가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APEC 정상회의도 이제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미국이 많은 양보를 할 것 같죠?"라는 김 실장의 농담이, 결코 '무안(無顔)'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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