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런데 'GPU'라는 게 뭐길래 AI 산업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걸까요? GPU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제대로 운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신유만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신 기자, GPU라는 게 어떻게 생긴 물건인가요? 어떤 기능을 갖고 있습니까?
[기자]
고화질 영상 작업을 하거나 고사양 게임을 구동하기 위해 컴퓨터에 그래픽 카드를 별도로 설치할 때가 있죠. 그래픽 카드는 디지털 신호를 영상으로 바꿔 화면에 재생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여기에 저장 장치, 회로기판 등과 함께 GPU라는 작은 칩이 들어갑니다. GPU는 그래픽카드에서 연산을 담당하는 가장 중요한 부품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화면에 그림 그려 주는 도구라는 건데 이게 어떻게 AI 작업을 한다는 겁니까?
[기자]
모니터에 그림이나 영상이 재생된다고 하면 사실은 수백만 개의 점, 픽셀이 각각 반짝이고 있는 것인데요, 각자 역할을 수행하는 픽셀들처럼 GPU는 수많은 단순 작업을 독립적이고 병렬적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중학생 수백만 명이 동시에 더하기 빼기 작업만 하는 거죠. 반면에 컴퓨터의 두뇌라고 하는 CPU는 복잡한 연산을 순차적으로 하기 때문에 수학 박사 한 명이 어려운 문제를 푸는 데 비견됩니다. AI학습은 수천만 개의 단순 데이터를 빠르게 습득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GPU의 가치가 떠오른 겁니다.
유범재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연산 처리 속도를 굉장히 빠르게 할 수 있어서 그래픽 렌더링이라든가 기계 학습이라든가 비디오 어떤 편집이라든가 이런 작업을 할 때 굉장히 빠르게 할 수 있는 그런 장점이 있습니다."
[앵커]
좀 더 쉬운 예시를 들 수 있나요?
[기자]
예컨대 이렇게 앉아 있는 고양이 사진만 학습한 AI는 뛰어가는 고양이, 다른 종의 고양이는 고양이로 인지하지 못합니다. 세상에 있는 수천만 장 고양이 사진을 GPU를 통해 빠르게 입력하고 처리해야 무슨 고양이를 봐도 '고양이다' 인지하게 되는 겁니다. 로봇, 자율주행, 증강현실 등도 모두 이렇게 많고 단순한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분야들입니다.
[앵커]
이번에 GPU 26만 장을 공급받기로 했잖습니까. GPU가 구하기 힘들다고 하던데 이게 얼마나 많은 양입니까?
[기자]
현재 국내에는 최신형 GPU가 4만5000장 정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국내 보유량의 5배가 넘는 물량입니다. 각국이 전략자산을 모으듯이 GPU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가격도 비쌉니다. 앞서 보신 최신형 블랙웰 GPU는 개당 3~4만 달러 정도인데 도입하는 데 최대 14조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26만 장 GPU를 돌리려면 전력도 많이 필요할 것 같은데, 인프라가 잘 돼 있습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5만 장을 동시에 가동하려면 1기가와트의 전력이 필요하다고 추정합니다. 26만 장이면 단순 계산으로 5기가와트의 전력량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1기가와트는 초대형 원전 한 개의 연간 전력 생산량인데요, 이 때문에 2년 반째 가동 중단된 고리원전 2호기를 되살리고, 원전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박재근 /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고리 원자력 발전소 2호기가 (연간 발전량이) 650메가와트, 그 다음에 3호기가 950메가와트…. 원자력 발전소를 연장해서 사용하는 것도 검토를 해야 되고 또 필요하면 원자력 발전소를 더 신설하는 것도 필요하고."
[앵커]
우리나라도 글로벌 경쟁에 뒤쳐지지 않도록, GPU를 들여오는 것 못지 않게 잘 운용할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방법을 찾아야겠네요. 신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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