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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호의 앵커칼럼] 뒤늦은 후회

  • 등록: 2025.11.06 오후 21:50

  • 수정: 2025.11.06 오후 21:56

"어떤 동물들에게는 사랑의 표시, 펭귄이 짝에게 '완벽한 조약돌'을 선물로 주는 순간입니다. 누가 '선물'이라고 했나요?"

'선물'은 동물들 사이에서도 서로의 관계를 부드럽게 만듭니다. 정치, 외교 모두 비슷합니다.

"금관도 굉장히 탁월한 예술작품이었고요. 이 여행을 절대 잊지 않을 겁니다."

경주 APEC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넨 금관 역시, 경색된 통상 협상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풀어줬을 겁니다. 이런 선물이 때론 재앙이 됩니다. 김건희 여사가 이제야 건진법사에게서 두 차례 샤넬 백을 받았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이 백은 단순한 가방이 아닙니다. 여성 해방의 상징이자, 동시에 지위와 부를 대변하기도 합니다. 권력자에게 건네질 때는 그의미가 더 무거워집니다. 특검은 김 여사가 명품 백과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받고는 캄보디아 원조 같은 현안을 도왔다고 기소했습니다.

그동안 받은 사실을 부인하다 백은 받았지만, 목걸이는 아니고, 그리고 뭘 해준 것도 없다고 항변합니다. 이미 여러 번 진실에서 어긋났던 터라 국민들이 납득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목걸이도 '지인에게 빌렸다'고 했다가 '모조품이었다'는 식으로 말이 바뀌었으니까요.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이렇게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하지만, 김 여사는 대통령 부인인데도 대통령인 양 행동했던 게 문제였습니다. 대통령과 같은 등급의 비화폰을 쓰고, 고위 공직자들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대공황과 2차 대전 때 미국을 이끈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 엘리너도 스스로를 제어하는 게 참 어렵다고 했습니다. 규율과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죠.

김 여사를 상대 진영에서 지나치게 악마화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절제보다 특권을 앞세우고, 책임보다 변명, 진실보다 거짓을 내세운다면, 더 많은 이들의 외면을 받을 겁니다.

공인으로서 부족했던 점을 인정하고 겸허히 반성하며 진솔한 자세로 국민 앞에 설 때 비로소 마음의 문도 조금씩 열릴 겁니다.

11월 6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뒤늦은 후회'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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