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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더] 尹정부 때 취소신청 했는데…與의 과도한 '생색내기'

  • 등록: 2025.11.19 오후 21:13

  • 수정: 2025.11.19 오후 21:20

[앵커]
론스타 분쟁은 20여년 동안 우리 자본시장에 큰 상처와 트라우마를 남긴 사건입니다.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긴 했지만, 이번에도 정치권에선 논란의 소재가 됐습니다. 과거 어떤 일이 있었고, 이번 논란은 어떻게 봐야하는지 '뉴스더'에서 정치부 한송원 기자와 더 짚어보겠습니다. '론스타 사건' 상당히 오래된 사건인데 외환은행 매각에서 시작된 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노무현 정부 첫 해인 2003년 8월 정부는 외환은행을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매각했습니다. 9년 뒤인 2012년 론스타는 하나은행에 외환은행을 팔고 떠납니다. 2조원 넘게 차익을 거둬 먹튀 논란이 일었죠. 그런데 론스타는 여기에 멈추지 않고 2007~2008년 정부의 승인 지연으로 HSBC 매각이 무산됐던 걸 문제 삼으며, 6조원 가량의 손해배상을 요구했습니다.

[앵커]
긴 법적 분쟁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한 푼도 주지 않게 된 거잖아요. 왜 논란이 되는 건가요?

[기자]
먼저, 김민석 총리가 어제 저녁 '긴급 브리핑'을 자처하고 나서면서 야당에선 '갸우뚱'하는 분위기가 감지됐습니다. 주무부처는 법무부라 브리핑을 하더라도 정성호 장관이나 법무부 담당자가 해야 하는 내용이기 때문이었는데요. 이 자리에서 김 총리는 "새정부 출범 후 쾌거" 라고 했고, 정 장관도 '내란'을 언급하며 전 정부와 선을 긋는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김민석 / 국무총리 (어제)
"새 정부 출범 이후 APEC의 성공적 개최, 한·미·중·일 정상외교, 관세협상 타결에 이어 대외 부문에서 거둔 쾌거이며"

정성호 / 법무부 장관 (어제)
"이게 새 정부 출범 전부터 된 거 아니냐는 말도 하겠지만, 저는 이게 어느 정부의 문제가 아니라 지난해 12월 3일 내란 이후에 대통령도 부재하고..."

[앵커]
현정부의 성과라는 거군요. 소송 책임자인 담당 국장은 오늘 자세한 상황을 브리핑했는데, 법무부에 국제법무국이 생긴 건 언제인가요?

[기자]
우리 정부가 론스타 배상 취소 소송을 결정한 건 2022년 8월 당시 한동훈 법무 장관 때였습니다. 그리고 1년 뒤 론스타, 엘리엇 등의 ISDS 소송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법무국이 신설됐는데 역시 한 장관 시기였습니다. 해외 로펌에서 활동한 뒤 국내 로스쿨로 돌아와 강의를 하고 있던 정홍식 법무국장은 박성재 장관 시절인 지난해 2월 임용됐습니다. 국민의힘이 "새 정부 쾌거"라는 민주당에 "숟가락 얹지 말라"고 비판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앵커]
그런데 한 전 대표는 당시 부정적 시선에도 취소 신청을 결정한 이유가 있나요?

[기자]
당시 국제중재재판소가 '론스타 주가조작' 혐의를 인정한 게 주효했다는 게 당시 법무부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당시 판결문에 론스타 역시 주가조작 혐의 등으로 매각 지연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건데, 한 전 대표는 검사 시절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를 수사했고,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당시 한동훈 법무부가 배상액을 기준으로 "95.4% 승소"라고 주장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러자 김어준 씨는 "문재인 정부 시절 대응한 결과로, 현 정부는 한 일이 없다"고 했고, "전 정부 일을 자기 성과인양 하는 경향이 있는데, 남이 한 건 남의 공으로 뒀으면 좋겠다"며 비판했는데요. 공과가 어디 있는지를 떠나 지금의 상황과 유사해 보입니다. 20년 넘는 긴 시간 이어져 온 론스타 사태는 특정 정권에만 책임이나 성과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앵커]
결국은 법무 장관이 아닌 김 총리가 브리핑에 나서면서 논란으로 번진 측면도 있어 보이는데, 진짜 박수를 받아야 할 사람들은 묵묵히 법과 논리로 싸워온 실무진들 아닌가 싶습니다. 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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