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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빠지는 '美 대학가 총격' 범행동기…"가짜 번호판 써서 추적 피했다"

  • 등록: 2025.12.19 오후 16:26

  • 수정: 2025.12.19 오후 16:30

/REUTERS=연합뉴스
/REUTERS=연합뉴스


미국 대학가를 공포에 떨게 했던 브라운대 총격 사건의 범인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범행 동기가 오리무중에 빠졌다.

브라운대 총격으로부터 불과 이틀 뒤 일어난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살인사건 역시 동일한 범인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저녁 발표에 따르면 수사당국은 이날 뉴햄프셔에 한 보관 창고 시설 안에서 포르투갈 국적의 48세 남성인 클라우디우 네베스 발렌트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발렌트가 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이며, 숨진 때로부터 시일이 상당히 지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발렌트는 지난 13일 오후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소재 브라운대 공학관 건물의 한 교실에서 복습 수업이 진행되던 도중 총격을 가했다. 당시 학생 2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현장에서 도주한 발렌트는 추적을 피해 프로비던스에서 북쪽으로 약 80㎞ 떨어진 브루클라인으로 이동했고, 브라운대 총격으로부터 이틀 후인 15일 밤 누누 루레이루 MIT 플라즈마 과학·핵융합 센터 소장을 그의 자택에서 살해했다.

발렌트는 학부 시절 루레이루 교수와 포르투갈 리스본 고등이공대 물리학과에서 함께 공부했던 동창 사이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은 발렌트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렌터카를 빌린 다음 이를 차로 약 한 시간 거리 떨어진 로드아일랜드주까지 운전했다. 브라운대 범행 후에는 로드아일랜드주를 떠나 매사추세츠주로 이동한 후 등록되지 않은 가짜 메인주 번호판을 달아서 추적을 피하려 시도하기도 했다.

CNN에 따르면 레아 폴리 매사추세츠주 지방검사는 발렌트가 유럽 심카드를 사용하는 등 추적이 불가능한 전화기를 쓰고, 자신 이름으로 된 신용카드 사용을 피했다고 밝혔다.

피터 네론하 로드아일랜드주 법무장관은 용의자의 범행 동기와 관련해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다"며 "왜 지금이었는지, 왜 브라운이었는지, 왜 이 학생들이었는지, 왜 이 교실이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발렌트는 앞서 유학생용 비자로 2000년 가을부터 2001년 봄까지 브라운대에 물리학과 박사과정 대학원생으로 등록했다가 휴학 후 복학하지 않았고, 2003년에 자퇴 처리됐다.

이후 2017년 영주권 추첨 프로그램인 'DV1'으로 미국 영주권을 받아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등에서 거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용의자 신원이 밝혀진 후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DHS)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DV1 프로그램을 즉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DV1 프로그램은 '다양성 비자 프로그램'(diversity visa lottery program)으로도 불리는데, 미국 합법 이민이 적은 나라 출신자들을 대상으로 연간 최대 5만명을 추첨으로 선발해 영주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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