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어제 전격 사퇴했지만 이것만으론 제기된 의혹들을 가라앉히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특히 당 안팎에선 여당이 된 뒤 소속 의원들의 각종 논란과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과정에 당 지도부의 단호한 대응이 있었느냐는 자성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집권 7개월 만에 당내 기강이 왜 이렇게 된 건지 정치부 최우정 기자와 '뉴스 더'에서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최 기자, 어제 전해드린대로 김 전 원내대표 사퇴는 강선우 의원과의 '1억원 수수' 녹취가 결정타가 됐는데, 오늘 당 분위기가 상당히 뒤숭숭하더군요.
[기자]
네. 계파를 불문하고 공천 헌금 문제가 불거진 것 자체를 심각하게 보고 있습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너무 충격적이어서 의원들 모두가 이른바 멘붕(정신적 붕괴)에 빠져 있다"고 했고요. 친명 핵심인 김영진 의원도 "구태 악습들이 부활한 것 같아 불쾌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의혹 당사자인 강선우 의원과 김경 시의원이 나란히 '공천 대가성'을 부인한데 대해서도 김 의원은 "공천 대가로 인식했든 안 했든 돈을 수수했다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일각에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당시 갑질 논란이 불거졌을 때 정청래 대표가 감싼 게 부메랑이 됐다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앵커]
이런 반응들이 나오는 건 결국 내년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겠죠?
[기자]
맞습니다. 국민의힘에서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씨의 공천 개입 의혹이 불거졌을 때, 민주당은 "매관매직"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었습니다. 공천관리위 간사였던 김병기 전 원내대표와 위원인 강선우 의원이 금품 수수 정황을 알고도 제공자를 단수공천 했다는 점에서, 그 화살이 자신들을 향하게 된 겁니다. 수사 상황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 국면에서 선거판 자체를 흔들 악재가 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옵니다.
[앵커]
그런데 좀 전에 보셨지만, 공천 수수 의혹을 받는 강선우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 공천에서 또 다시 중책을 맡게 되는 거잖아요?
[기자]
현재까진 그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아직 추천위원회 구성까진 절차가 남아 있다는 게 서울시당의 설명인데, 공천 헌금이 논란이 된 상황에서 강 의원을 비례대표 공천 작업에 참여시키려는 입장을 끝까지 고수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앞서 보좌진 갑질 외에도 교수시절 부실 강의 등 여러 의혹까지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상황인 겁니다. 여기서 눈여겨 볼 대목 중 하나는 강 의원을 추천한 당사자가 '성추행 의혹' 피고소인인 장경태 의원이란 건데, 여전히 서울시당 위원장과 함께 법사위원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앞서 정청래 대표는 강 의원과 마찬가지로 장 의원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윤리감찰단 조사를 지시했지만, 윤리감찰단은 한달째 아무런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에 강 의원과 김 시의원에 대한 윤리감찰단 조사를 어제 지시했는데, 장 의원 사례처럼 빠른 결론을 낼지를 두고도 부정적 시각이 있습니다.
[앵커]
결국 각종 의혹에도 당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니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일들이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어 보여요.
[기자]
앞서 문진석 원내운영수석은 인사청탁 문자가 포착됐지만 당에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현지 누나'로 논란이 된 김남국 전 비서관만 대통령실을 떠났죠. 또 최민희 의원 역시 피감 기관으로부터 딸 결혼식 축의금을 받은 게 논란이 됐지만 역시 과방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야당에선 "끔찍한 비리의 '뫼비우스의 띠' 같다"고 비판했는데, 당내 비위 의혹에 대한 단호한 조치가 없다보니 기강 해이가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그릇된 '동업자 정신'이 사실 여당 만의 문제는 아닐 겁니다. 협치를 찾기 어려운 정치권인데, '각성'이라도 좀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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