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이 최근 삼성전자 주식 1500만주 처분 계약을 맺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왜 지금 주식을 내놓은 건지, 시장에 미칠 파장은 어느 정도인지 황병준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황 기자, 홍 관장이 처분할 주식을 현금화하면 얼마입니까?
[기자]
처분 계약일 종가 기준 2조 850억 원입니다. 주당 13만 90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건데, 반도체 슈퍼사이클 속 삼성전자 주가는 더 오르고 있기 때문에 현금화 액수도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앵커]
홍 관장에게 왜 이렇게 많은 돈이 필요한 겁니까?
[기자]
수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내야하기 때문입니다. 삼성 오너 일가는 2020년 고 이건희 회장 별세 후 12조 원 넘는 상속세를 내야하는 숙제를 안게 됐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였죠. 이 가운데 홍 관장이 납부해야 할 주식 상속세만 3조 원이 넘고요. 이재용 회장, 2조 9000억원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도 각각 2조원이 넘습니다. 너무 큰 돈이어서, 한 번에 다 내기 어렵기 때문에 상속인 4명 모두 여러 번에 걸쳐 나눠 내는 연부연납 방식으로 납부해왔습니다. 기간은 2021년부터 오는 4월까지로 마지막 납부일이 임박한 상황입니다. 다만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주식을 단 한 주도 팔지 않은 이 회장과 달리 두 자매를 비롯한 홍 관장은 주식을 팔아서 재원 마련을 한 건데요, 상속인들 입장에 따라 전략이 나뉜 겁니다.
[앵커]
홍 관장의 그 많은 주식이 시장에 나오면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기자]
한번에 1500만 주가 쏟아져 나오면 그럴 수밖에 없겠죠. 다만 그럴 가능성은 낮아보입니다. 계약 형태를 보면 유가증권처분신탁이죠. 소유자가 직접 거래하는 게 아니라, 은행이 위탁받은 주식을 일정 기간에 걸쳐 나눠 파는 방식입니다.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인데, 개인이나 기관을 상대로 시간 외 대량매매, '블록딜'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고 해도, 삼성전자 주식이 지금 계속 오르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대주주가 주식을 그만큼 판다니까 많은 사람들이 놀랐을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오늘 오전 삼성전자 주가가 1% 하락해 홍 관장의 주식 매각 여파라는 해석이 나왔는데, 다시 회복세를 보이면서 장중 15만 원 선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첫 '15만 전자' 달성입니다. 전문가들은 홍 관장의 주식 매도가 삼성가의 상속세 납부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작용하면서 오히려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합니다.
석병훈 /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상속세 납부는 예고돼 있던 거였고요. 오히려 앞으로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의 가능성을 더 높게 판단해서 투자 자금들이 추가로 유입됐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앵커]
그런데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것 같더라고요. 그러면 홍 관장이 내놓은 주식을 살 수도 있는 겁니까?
[기자]
삼성전자는 지난 8일부터 오는 4월 7일까지 자사주 총 1800만주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죠. 임직원 보상을 위한 거란 설명이었는데, 시장에 나온 홍라희 관장의 주식을 사들여서 해당 주식이 다시 시장에 풀릴 일이 없도록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삼성전자가 추가로 자사주를 더 사들일 경우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전망입니다.
[앵커]
그 많은 주식을 내놔도 주가에는 큰 영향이 없다보니까 상속세 납부가 한 요인이 됐던 것 같군요. 황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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