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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대법 "소송지옥" vs 헌재 "재판 바로잡기"…'재판소원' 놓고 충돌

  • 등록: 2026.02.22 오후 19:14

  • 수정: 2026.02.22 오후 20:54

[앵커]
국회가 '재판소원' 제도 도입을 강행하면서 사법부의 두 축인 대법원과 헌재까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쟁점들 안혜리 기자와 하나씩 따져보겠습니다. 안 기자, 먼저 재판소원 어떤 제도인지 먼저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재판소원은 법원의 확정판결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를 심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헌재법 제68조 1항은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되어 있는데 이 부분을 삭제한다는 것이죠. 지난 11일 국회 법사위는 범여권 주도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가결했고, 이르면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앵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앞다퉈 내면서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죠? 

[기자]
네, 헌재법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바로 다음날, 조희대 대법원장은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게 이렇게 답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 (지난 12일)
"결과가 국민들에게 엄청난 피해가 가는 문제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우리 대법원은 국회와 함께 협의하고 설득해나가겠습니다."

그러자 헌재는 하루만에 26쪽 분량의 입장 자료를 냈습니다. 재판소원이 사법권 독립을 침해한다고 대법원이 주장하지만 헌법상 근거가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대법원도 설연휴 기간인 지난 18일 자료를 배포하며 헌법 해석 권력을 한곳에 집중시키면 헌재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경고했습니다. 

[앵커]
쟁점을 하나씩 살펴보죠. 재판소원이 '사실상 4심제'로 운영될거란 우려가 나오는데, 양측 주장은 어떻게 갈립니까 

[기자]
대법원 판결을 다시 심사하고, 그 판결을 '취소'할 수 있게 된다면 사실상 대법원 위에 재판 단계가 하나 더 추가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재판소원은 사실상 4심제가 맞다는게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박영재 / 법원행정처장 (지난 11일)
"재판소원 통해서 대법 판결을 취소한다면 그것을 4심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헌재는 재판소원이 확정된 사실을 다시 심사하는게 아니라 재판 과정에서 잘못된 헌법 해석이 있었는지를 보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렇기에 '4심제'라는 용어 자체가 제도의 본질을 오해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앵커]
'재판 지연'으로 소송을 치르는 국민의 고통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입장이 어떻게 갈립니까? 

[기자]
대법원은 끝난 재판이 다시 뒤집힐 수 있다는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후속 판결을 거듭하는 '소송 지옥'이 열릴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재판소원 제도를 도입한 스페인과 독일 인용률이 1% 대에 불과해, 고비용 저효율의 희망고문이 될 것이라고도 전망합니다. 반면 헌재는 분쟁 해결이 다소 지연되더라도 잘못된 재판결과를 바로잡는 것이 국민의 기본권을 위해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상환 / 헌법재판소장 (지난해 10월)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견해는 기본권 보호의 측면에서 보다 이상적…."

요건 충족이 안된 사건은 30일 내에 각하할 것이기 때문에 소송 장기화 우려는 크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틀 뒤 재판소원법의 국회 본회의 강행 처리가 예고된 상황입니다만, 재판소원이 국민의 피로감만 가중시킬지, 권리 침해를 구제하는 최후의 보루가 될지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네요. 안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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