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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OPEC·OPEC+ 전격 탈퇴…사우디 주도 산유 질서 흔든다

  • 등록: 2026.04.29 오전 05:23

  • 수정: 2026.04.29 오전 06:57

/REUTERS=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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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주요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UAE)가 다음 달 1일부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OPEC 및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에서 전격 탈퇴하기로 하면서 국제 원유 시장과 걸프 지역 질서에 중대한 파장이 예상된다.

UAE 정부는 28일(현지시간) 국영 WAM 통신을 통해 탈퇴 결정을 공식 발표했다. OPEC 12개 회원국 가운데 산유량 기준 3위인 UAE가 조직을 떠나기로 하면서 국제 유가를 좌우해온 사우디아라비아 중심의 산유 협력 체제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UAE 정부는 이번 결정에 대해 “장기 국가 전략과 경제 비전, 국내 에너지 생산 투자 확대를 포함한 에너지 구조 변화가 반영된 결과”라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책임 있고 신뢰할 수 있으며 미래 지향적인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탈퇴 이후 UAE는 산유 확대 방침도 분명히 했다.

수하일 무함마드 알마즈루에이 UAE 에너지 장관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OPEC과 OPEC+ 탈퇴로 산유량 의무에서 벗어나 더 큰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며 “사우디를 포함한 어떤 국가와도 사전 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OPEC과 OPEC+가 회원국별 생산 할당량을 통해 국제 유가를 조절해온 기존 체제에서 벗어나, 향후 산유 정책을 자국 경제와 시장 전략에 따라 독립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UAE는 다만 “탈퇴 이후에도 국제 원유 시장의 안정성을 고려해 책임 있게 행동할 것”이라며 “시장 수요와 여건에 맞춰 점진적이고 신중한 방식으로 추가 물량을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에너지 정책 변화에 그치지 않고, 걸프 지역 내 사우디와 UAE 간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도 읽힌다.

양국은 최근 수년간 예멘, 수단, 리비아, 소말리아 등지에서 서로 다른 세력을 지원하며 사실상 지역 패권 경쟁을 벌여왔다. 경제 분야에서도 UAE가 두바이를 중심으로 구축한 중동 비즈니스 허브 지위를 사우디가 ‘비전 2030’을 통해 빠르게 추격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특히 중동 전쟁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글로벌 원유 공급망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UAE가 OPEC의 생산 쿼터를 벗어나 독자 노선을 선택한 점은 전략적 의미가 크다.

UAE는 다른 걸프 산유국과 달리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푸자이라 수출항을 보유하고 있어,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원유 수출 확대가 가능하다. 전쟁 전 기준 UAE의 하루 평균 산유량은 약 340만 배럴이었으며, 실제 생산 여력은 이보다 약 100만 배럴 더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UAE가 이번 탈퇴를 통해 단순히 산유 정책뿐 아니라 외교·안보 전략에서도 사우디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독자 노선을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9년 카타르가 OPEC 탈퇴 이후 사우디 중심 질서와 거리를 둔 전례와 유사하다는 평가다.

미국 입장에서는 OPEC 영향력 약화가 긍정적 변수다. OPEC의 고유가 정책을 비판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UAE의 탈퇴는 국제 유가 안정과 산유 카르텔 약화 측면에서 유리한 흐름이 될 수 있다. 로이터 통신도 이번 결정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정치적 승리”로 해석했다.

UAE의 탈퇴는 걸프협력회의(GCC) 내부 결속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 카타르의 독자 노선 강화와 사우디-UAE 간 균열 조짐 속에, 이번 결정은 걸프 6개국 체제의 정치·경제·안보 연대가 더욱 느슨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결국 UAE의 선택은 국제 원유 시장 재편은 물론, 사우디 중심의 걸프 질서와 GCC 체제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촉발할 중대한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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