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투표지 부족사태의 원인 규명에 실마리가 될 걸로 기대했던 법원의 현장검증이 허무하게 끝났는데요. 사라진 투표용지 보관상자는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지, 사회부 안혜리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 기자, 없어진 투표용지 보관상자가 정확히 뭡니까?
[기자]
네, 기표가 되지 않은 투표용지를 담아뒀던 흰색 종이 상자입니다. 선거 직전 선관위가 전국 투표소로 투표용지를 배분하고, 이송할 때 사용하는 상자인데요. 일반적인 투표함은 자물쇠나 특수 봉인지를 쓰지만, 이 상자는 투표 전 단계에서 쓰이는 일종의 '수송용 박스'입니다. 쉽게 말해 일반 택배 상자 같은 건데요. 지난 5일까진 분명 잠실7동 제2투표소에 보관돼 있던 이 상자 겉면엔 '인쇄 매수 1900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앵커]
기표 안된 투표 용지 상자를 법원이 왜 확보하려고 한 겁니까?
[기자]
투표 용지 부족 사태의 진앙지가 바로 이 잠실7동 제2투표소입니다. 법원은 선관위가 당초 투표용지를 몇장이나 공급했는지, 가장 기초적인 사실부터 확인하려 한 걸로 보입니다. 박스 겉면에 적혔던 인쇄 매수가 1900매라고 돼 있었는데, 사전투표한 사람을 뺀 본투표 당일 유권자수는 3856명입니다. 애당초 유권자수의 49.3%밖에 준비하지 않은 정황인데요. 선관위 내부 지침상 투표용지는 최소 50%이상 인쇄해 배치해야 하는데, 그 하한선에도 못 미치는 수준만 준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겁니다. 이를 두고 서울시장 후보였던 개혁신당 김정철 최고위원이 선거 무효 소송을 내기 전 증거를 먼저 확보해달라고 법원에 신청을 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오늘 집행에 나섰던 겁니다.
[앵커]
그럼 그 상자, 대체 어디에 있는 겁니까? 찾을 방법은 있습니까?
[기자]
현재로선 선관위 내부 창고에 있거나, 혹은 폐기됐거나, 당일 혼란을 틈타 누군가 가져갔을 가능성이 모두 제기되고 있습니다. 앞서 보신대로 선관위는 "투표용지 보관 상자에 대한 법적 보관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고요. 중앙선관위도 어디로 갔는지 공식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상자의 행방을 찾기 위해 법원이 추가 조치에 나설 걸로 보이는데요. 우선 선관위에 대한 사실조회를 통해 투표용지 보관상자가 어디로 갔는지 찾아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투표소와 투표함 보관 장면을 촬영한 CCTV를 확보해 상자의 행방을 추적할 수도 있습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누군가 증거를 없애고 있다. 진실을 덮으려 하면 국민의 분노는 더 커질 것"이라고 비판했는데요. 선관위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이 더 커질 걸로 보입니다.
[앵커]
네, 사라진 상자의 미스터리가 풀릴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안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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