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에 담긴 호르무즈 통항 조항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일정 기간 동안만 호르무즈 해협을 무료로 통행할 수 있다는 문구가 담긴 건데요. 왜 이런 문구가 종전 양해각서에 담긴건지 그 배경과 파급 효과를 황병준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황 기자, 먼저 문제가 된 조항을 한번 살펴볼까요?
[기자]
네. 종전 양해각서는 총 14개 조항으로 구성됐는데요. 문제는 제5조입니다. 영어 원문을 해석해 보면요.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들이 60일 동안만 아무런 비용 없이 안전하게 통항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이 '60일 동안만 아무런 비용 없이'라는 문구가 논란의 핵심입니다. 미국과 이란은 양해각서 제3조에 따라 최대 60일 안에 최종 합의를 도출하기로 했는데, 협상 기간 동안만 무료로 호르무즈 해협을 오갈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문구대로라면 60일 뒤엔 이란이 통행료를 걷겠다는 겁니까?
[기자]
네 현재로선 그렇게 해석되는 게 사실입니다. 지난 4월 이란은 200만 배럴 유조선 1척당 200만 달러, 우리돈 약 30억 원 수준의 통행료를 부과하려 한 바 있죠 1배럴에 1달러를 걷으려 한 건데, 60일 간의 무료 기간이 끝나면 이걸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앵커]
이렇게 이란 뜻대로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국제법상 호르무즈 해협은 통행료를 부과할 수 없는 곳입니다. 특정 국가의 영해가 아닌 '국제수로'에서는 모든 나라의 선박과 항공기가 방해받지 않고 지날 수 있는 '통과 통항권'을 갖습니다. 국제법이 이른바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과 가깝다 하더라도, 다른 나라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할 국제법상 근거는 없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60일 동안만 비용이 없다'는 종전 양해각서 내용을 근거로 징수를 고집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성일광 /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행료를 받기 위한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해왔지 않습니까? 요금 체계도 만들고 이렇게 해왔기 때문에 이란이 계속해서 이런 주장을 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고…."
[앵커]
실제 이란이 통행료를 징수하기 시작하면 국제 유가가 뛸 수 밖에 없잖아요. 전세계적으로 물가부담이 커지겠는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곳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여러 나라들이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 대부분이 이 해협을 거칩니다. 만약 배럴당 1달러 또는 그 이상의 통행료가 현실화 되면, 요금 부담은 에너지 운송료에 포함되고 유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피해는 결국 소비자들 몫으로 돌아갈 거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항행의 자유를 강조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왜 이런 합의를 한 겁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정치적 부담을 고려했을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이번 이란 전쟁으로 미국 안에선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런 상황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에 중간 선거를 치뤄야합니다. 이 두 가지가 이번 합의의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김혁 / 한국외대 페르시아어·이란학과 교수
"중간선거에 대한 부담감도 있을 것 같고요. 예상했던 시간보다도 길었고 비용도 커졌고 본인에 대한 신뢰도도 계속 추락하고 있는 상황이고 그러다 보니까 이거를 좀 빨리 끝내려고…."
[앵커]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가 현실화 되면 국제사회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 같거든요. 왜 이런 합의를 했는지, 이런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황 기자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