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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더] 반도체의 정치학

  • 등록: 2026.06.25 오후 21:20

  • 수정: 2026.06.25 오후 21:29

[앵커]
정치 현안에 한발 더 들어가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정치더' 시간입니다. 조선일보 배성규 정치에디터 나오셨습니다. 오늘 다룰 주제는 뭔가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예 '반도체의 정치학' 입니다.

[앵커]
호남 반도체 투자를 놓고 정치적 압력설이 나오는데 이유가 뭡니까.

[배성규 정치에디터]
이 대통령과 여권이 '호남 반도체 육성론'을 끊임없이 띄워왔기 때문입니다. 이 대통령은 대선 때 "호남에도 반도체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했고요. 작년 말엔 남쪽으로 눈을 돌려달라고 했습니다. 민주당도 반도체 클러스터 호남 분산론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이 난색을 표하고 비판 여론이 커지자 이 대통령은 "효율성이 중요하다"고 물러섰는데요. 하지만 이번엔 청와대가 전면에 나섰습니다. 이 대통령도 최태원·이재용 회장을 연이어 만났고 "첨단 전략 산업의 다극화가 필수"라고 했습니다. 삼전닉스는 말을 아끼고 있는데요. 업계와 정치권에선 "두 회사가 원치 않는데 여권이 압력을 넣었다", "기업 팔 비틀기"라고 비판합니다.

[앵커]
반도체 호남 투자에 전국이 들썩이면서 정치 쟁점으로 번지는 것 같습니다.

[배성규 정치에디터]
예, 전국이 벌집을 건드린 듯합니다. 영남과 충청에선 우리 입지가 더 좋은데 왜 호남으로 보내냐고 불만이고요, 구미는 땅을 평당 1000원에 내놓겠다고 했습니다. 전북은 우리한테도 보내라고 요구합니다. 경기도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차질을 걱정합니다. 반도체 입지는 해당 기업이 전력·용수·비용·인력 등 조건을 종합 평가해 가장 효율적인 곳을 선정합니다. 그런데 청와대가 나서서 광주·전남을 낙점한 것으로 비치자 각 지역이 형평성과 공정성을 제기하며 들고 일어난 겁니다.

[앵커]
청와대가 나선 게 8월 전당대회용이란 말이 나오는데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두 가지 해석이 있습니다. 첫째는 임기 2년 차를 맞아 떨어지는 이재명 정부 지지율 떠받치기 위한 목적이란 해석인데요. 반도체 카드로 전통적 호남 지지층을 결집시키려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걸로 호남 지지율은 올라가겠지만, 수도권·영남· 충청 지역 지지율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습니다. 호남 뺀 전국을 적으로 돌릴 수 있어 도리어 소탐대실입니다. 그래서 나오는 해석이 8월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견제용이라는 겁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친명인 김민석 총리와 송영길 의원이 정청래 전 대표와 호남에서 결전을 치러야 하는데요. 이 대통령이 친명 후보를 지원하고 정 대표를 밀어내기 위해 호남에 초대형 선물을 안겼다는 해석입니다.

[앵커]
그럼 반도체 호남 투자가 전당대회 판세에 실제 영향을 줄까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가능성이 상당히 있습니다. 전당대회 당원·대의원 중 호남 당원 숫자는 3분의 1입니다. 하지만 투표율을 감안한 실질적 비중은 최소 50%가 넘습니다. 호남이 당대표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 대표는 원래 호남 지지세가 강했습니다. 그런데 지방선거에서 김관영 파동과 공천 논란이 일면서 비판 여론이 커졌습니다. 그 틈을 김민석·송영길 의원이 파고 드는데 반도체 카드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호남 당원들이 정 대표에게서 이탈해 친명 후보로 몰릴 수 있습니다. 야당에선 "반도체가 명청 전쟁의 총알로 쓰이고 있다"고 말합니다.

[앵커]
국정 운영에는 오히려 부담이 되지 않을까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그렇습니다. 전당대회에서 친명 후보엔 도움이 되겠지만, 이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운영엔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국정 운영에선 공정성,합법성, 형평성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기업의 반도체 공장 입지 선정에 국가가 개입한다면 월권 논란과 함께 편파 시비도 일게 됩니다. 호남은 좋아하겠지만 다른 지역에선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겁니다. 반도체 후폭풍이 이재명 정부에 부메랑이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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