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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첫 미북 고위급 회담에서 주한미군 '인정'

등록 2023.04.06 16:18

수정 2023.04.06 16:18

핵 시설 남북 상호 시찰에는 부정적

북한이 1992년 미국과의 첫 고위급 회담에서 주한미군의 존재를 인정하는 태도를 보인 정황이 공개됐다. 또 한미가 제안한 남북간 상호 사찰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한국 내 미군기지 사찰을 주장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외교부는 6일 "30년이 경과 한 1992년도 문서 등 외교문서 총 2361권(36만여 쪽)을 국민에게 공개한다"고 밝혔다.

외교부가 이날 공개한 1992년 당시 문건에 따르면 북한은 소련의 해체로 국제정세가 급변하면서 국제무대에서의 입지가 좁아지자 미국과 관계개선 의지를 보였다. 북한은 1992년 1월 IAEA 핵안전조치협정에 서명하고 핵 사찰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미국과의 관계에 유화전략을 취하며 첫 고위급 회담에 나섰다.

당시 김용순 북한 노동당 국제부장과 아널드 캔터 미 국무부 정무차관은 1992년 1월 22일 뉴욕에서 만났는데 이는 한국전쟁 이후 미북 간의 첫 고위급 회담이었다.

회담의 구체적인 내용은 대부분 비공개 처리됐지만, 약 2달 후 방한한 리처드 솔로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상옥 외무장관에게 당시 미북 회담에서 김 부장이 캔터 차관에게 미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는 물론이고 '주한미군 용인'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솔로몬 차관보는 또 이 장관에게 "북한이 미국이 참가하는 '3자 사찰'도 수락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장관은 "3자 사찰 참여 문제는 계속 협의가 필요할 것"이라며 유보적 반응을 보였다.

한미는 1992년 지속적으로 북한에 공식적으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서 합의한 '남북간 상호 사찰'을 요구했다.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임시사찰을 수용하기는 했지만, 핵의혹 해소에 충분치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북한은 남북간 상호 사찰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아울러 남한 내 미군기지 사찰을 주장하며 영변 핵시설 외 북한 군사시설에 대한 사찰은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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