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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DMZ 봉쇄' 서두르는 배경은?

등록 2024.06.18 21:13

수정 2024.06.18 22:07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북한이 이렇게 무리를 하면서까지 방벽을 쌓아올리고 봉쇄에 나선 의도가 무엇인지, 외교안보팀 차정승 기자에게 자세히 물어보겠습니다.

지뢰 폭발로 여러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사고까지 났는데, 그래도 작업을 계속 진행하네요.

[기자]
북한은 분명한 목적이 정해지면 인명피해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고 합니다. 북한 외교관 출신 태영호 전 의원은 "이른바 '혁명적 군인 정신'을 강조하는 북한은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해서 일을 멈추지 않는다"고 했는데요. 예를 들면 "터널을 뚫다가 굴이 무너지면 죽은 사람을 꺼내고 바로 다음 조가 투입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북한이 이렇게까지 서두르는 이유는 뭘로 봐야 할까요?

[기자]
우선 '김정은의 명령'이란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보입니다. 올 초 연설에서 "접경 지역의 모든 남북 '연계조건'들을 철저히 분리시키는 조치"를 직접 예고했는데, 북한에서 김정은의 육성 명령은 최우선 국정과제로 봐야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정해진 시일 안에 방벽도 세우고 지뢰도 깔아야 하니 무리한 작업에 사고도 나는 겁니다.

[앵커]
남북 군사분계선을 사실상 국경처럼 만들겠다는 건데, 이게 우리군의 대북 심리전 영향도 있다면서요?

[기자]
최근 대북확성기 방송이 재개되면서, 북한 입장에선 상당한 부담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특히 전방부대 젊은 병사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추가 지뢰 매설에 들어간 걸로 보이는데, 7~8월 장마철 이전에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방벽을 쌓거나 지뢰를 매설하는 건 어찌보면 방어적인 태세로 보이는데, 북한의 그 다음 노림수는 어떻게 전망됩니까.

[기자]
공세적으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일단 '적대국'으로 한국을 규정한 만큼, 철저하게 분리를 시켜놓고, 대북전단이나 확성기를 명분 삼아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고사총을 쏘거나, 테러작전을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앵커]
이렇게 휴전선이 뒤숭숭한 와중에 평양은 푸틴 대통령 환영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죠. 24시간도 안 된다는 이 짧은 방북 의미는 뭐라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푸틴의 방북은 그동안 김정은의 숙원 중 하나였을 텐데,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대규모 포탄 거래가 이번 방북까지 성사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현재 중국이 미묘한 태도를 보이는 상황에서 사실상 유일한 우방이라 할 수 있는 북한과의 결속을 강화하는 게 나름 실익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으로선 핵과 미사일 관련 기술 이전을 원하고 있을 테고요. 북러의 밀착과 이에 대한 한중간 견제 움직임이 최근 한층 강화된 한미일 공조와 맞물려 좀 더 복잡한 한반도 정세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내일 북러 정상회의 내용이 나오면 한반도 정세가 어떻게 흘러갈지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겠군요. 차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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