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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속도와의 전쟁' 피치컴, 프로야구 '게임체인저' 되나

등록 2024.07.21 19:23

수정 2024.07.21 19:27

[앵커]
국내 프로야구에 낯선 전자기기가 등장했습니다. 포수와 투수가 소통하는 '피치컴'이란 기계인데요, 무슨 공을 던질 지 손짓과 고개로 사인을 주고 받던 걸 기계로 대신하는 겁니다. 사인 훔치기를 막을 수도 있고, 경기 시간도 줄일 수 있다는데요.

오늘은 석민혁 기자가 피치컴과 함께 '속도와의 전쟁'을 하는 프로야구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춰봤습니다.
 

 

[리포트]
kt 포수 장성우의 무릎에 리모컨처럼 생긴 기계가 달려있습니다.

미트로 무릎을 가리고, 손가락으로 몰래 버튼을 누릅니다.

그러자 투수 벤자민이 무언가를 듣는 듯, 모자를 매만집니다.

프로야구 최초로 '피치컴'을 사용하는 장면입니다.

피치컴 세트는 이렇게 송신기와 수신기가 짝을 이뤘습니다.

포수나 투수가 송신기로 신호를 전달하면, 야수 3명과 투수 또는 포수가 수신기로 이를 듣는 식입니다.

송신기 버튼을 짧게 누르면 구종, 길게 누르면 공을 던질 위치가 입력됩니다.

"체인지업, 몸쪽 낮게"

이렇게 포수 자리에서 몸쪽 슬라이더를 선택해 입력하면,

"슬라이더, 몸쪽 가운데"

투수가 모자 안 수신기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손짓 대신 음성으로 신호를 주고받다보니 주자의 사인 훔치기는 예방됩니다.

장성우 / kt 포수
"주자들도 포수 내는 사인을 보고 도루를 한다든가, 2루에서 그런 사인을 보고 타자들한테 가르쳐주는 경우도..."

수신호에 비해 간편해 투구 시간도 빨라집니다.

벤자민 / kt 투수
"공을 받아서 마운드 올라가기 전에 이미 콜을 듣고 다음 투구를 준비하기 때문에 시간 단축에 도움이 많이 되는 거 같아요"

물론 적응이 필수입니다. 방향키가 9개나 되다보니 구종과 방향이 헷갈릴 때도 있습니다.

장성우
"슬라이더 낮게라고 사인을 냈는데 너클볼 바깥쪽 높게라고 두 번 세 번이 입력돼서 차고 있던 투수나 내야수들이 웃더라고요."

규정 시간 안에 투구를 해야하는 이른바 '피치클록'과 피치컴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류현진 / 한화 (지난 2월)
"피치컴을 사용하게 되면 (피치 클록도) 더 수월할 거로 생각하고, 그거를 사용하지 못하면 조금 어려울 거로 생각합니다."

이미 피치클락과 피치컴을 도입한 메이저리그는, 지난 한 시즌을 활용해본 결과, 경기시간을 24분이나 줄였습니다.

한국 프로야구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뉴스7 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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