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9

[CSI] 분실신고 해도 바로 정지 안되는 후불교통카드

등록 2021.03.29 21:36

수정 2021.03.29 21:45

"분실신고한 카드가 50회 사용돼"

[앵커]
대중교통부터 주차비 정산까지 다 되는 '후불제 교통카드' 많이들 쓰실 겁니다. 충전식 교통카드보다 확실히 편리한데.. 그런데, 분실 신고를 해도 며칠 동안은 기능이 살아있다는 거 아셨습니까. 누가 주워써도 명세서가 나오기 전까지는 알 턱이 없는 거죠.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지, 소비자탐사대 황민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후불교통카드 겸용 신용카드를 잃어버린 최모씨. 그날 바로 은행에서 카드를 재발급 받았는데, 며칠 뒤 날아온 사용내역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누군가 카드를 주워 교통카드로 8만 5천원 어치를 쓴 것이었습니다.

최 모 씨/ 피해자
"59건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카드 습득자가) 출퇴근을 하셨어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카드 분실신고를 해봤습니다.

분실 신고된 카드입니다. 실제 이용이 가능한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편의점에선 결제가 안되지만,

"사용불가"

버스는 물론,

"마스크를 쓰세요"

지하철도 문제가 없습니다.

분실신고 후에도 교통카드 기능이 살아있는 건데..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 신용카드와 후불교통카드 결제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신용카드는 사용하면 실시간으로 승인과 결제가 이뤄집니다.

반면 후불교통카드 기능은 먼저 사용하고 나중에 한꺼번에 교통카드 운영사인 티머니 측이 신용카드사를 통해 정산합니다.

카드사 관계자
"단말기에 그걸(카드) 찍었다는 기록이 남고, 그 기록이 축적이 된 다음 나중에 한꺼번에 청구..."

이 때문에 신용카드를 정지해도 교통카드가 정산될 때까지 카드를 주운 사람이 얼마든지 쓸 수 있는 겁니다.

곳곳을 다니며 실험해봤더니 인천공항 고속도로 왕복 통행료 약 2만 5천원, 서울 도심 주차비 3만7000원 등, 분실 신고된 카드로 반나절만에 6만원 이상 쉽게 결제할 수 있었습니다.

대책은 없는 걸까.

카드사 관계자
"(신고 후)3일 동안은 이용이 되실 수도 있어서 이후에 정지된다는 점을 안내 드리고 있습니다."

티머니 관계자
"실시간으로 (정지가) 어렵습니다. 각각 운수사마다 새로운 정보 데이터를 받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카드사와 티머니 모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편리성 때문에 후불카드 이용자는 많아지고, 사용처도 빠르게 느는 만큼 관련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최 모 씨 / 피해자
"제가 황당해가지고. 주변에서도 '어떻게 믿고 쓰냐'. 저도 못 믿겠더라고요."

소비자탐사대 황민지입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