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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책의 오늘 이 사람] JSA 귀순 북한 병사

등록 2017.11.16 21:49

사흘 전 북한군 병사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JSA를 통해 귀순했습니다. 타고 온 지프차 바퀴가 배수로에 빠지자 군사분계선을 뛰어서 넘다 북한군이 쏜 AK소총 총탄 등 40여발 중 7발을 맞고 쓰러졌습니다. 이때가 오후 3시 15분, 우리 초병은 귀순병이 넘어오는 걸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CCTV로 상황을 판단한 뒤 귀순병을 발견한 시간은 16분이 지난 오후 3시 31분이었습니다. 우리 군은 군사분계선 남쪽50미터 지점에 쓰러진 귀순병을 낮은 포복으로 가서 구조했습니다. 이쯤 되면 JSA경계에 구멍이 뚫린 겁니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북한군의 총탄이 우리 쪽으로 날아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국방부는 확인 안 된 사실이라고 물러서더군요.

수술을 담당한 이국종 교수는 귀순병이 쓰러진 상태에서 총을 맞았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쪽으로 총을 쏜 건 확실한 게 아닌가요?

그런데 이번 사건을 한 시간이나 지나 보고받은 송 장관은 대응사격을 하지 않은 건 잘했다고 말했습니다. 유엔사 교전규칙에 따라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과연 경고사격조차 하지 않은 걸 칭찬해야 할 일일까요? 결국 문 대통령이 이 상황을 정리한 셈이 됐습니다. ‘비조준사격이라도 하는 게 국민의 평균적인 교전수칙’이라고 한 것이지요.

더 납득하기 어려운 건 유엔군사령부가 오늘 귀순과 관련한 CCTV 영상을 공개하기로 했다가 연기한 겁니다. 영상을 바로 공개 못하는 속사정이 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북한 병사의 귀순 과정은 투명하게 밝혀져야 합니다.

단순히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따지자는 게 아닙니다. 남북이 가장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JSA에서 벌어진 혼선을 비판하기 위한 것만도 아닙니다. 총탄을 맞으며 죽음을 무릅쓰고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병사는 그 절박한 순간에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우리는 자유를 찾으려는 사람을 그동안 어떻게 대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곰곰이 따져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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