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톤즈의 아이들

등록 2018.01.17 21:44

수정 2018.01.17 21:49

이태석 신부는 말기 암으로 생이 다해갈 때 까지도 다른 암 환자들을 위해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가 즐겨 불렀던 노래 열애는 그의 삶을 닮은 노랫말 때문에 우리의 마음을 더 애잔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생명 다하도록 뜨거운 마음 속 불꽃을 피우리다"

그는 우리 곁에 있던 성자(聖者)였습니다. 이 신부는 2001년 아프리카 수단 남부의 톤즈로 갔습니다. 전쟁과 질병과 굶주림에 찌든 마을에 학교와 병원을 지었습니다.

의사이자 선생님, 부모이자 친구가 되어준 그를 톤즈 사람들은 ‘한국에서 온 슈바이처’라고 불렀지요. 그는 어둡고 낮은 곳에 사랑을 쏟느라 정작 자기 몸에 암세포 퍼지는 줄은 몰랐습니다.

2008년 귀국해 투병하면서 톤즈로 돌아가지 못하자, 대신 톤즈의 아이들을 한국으로 불렀습니다. 대학에 보내 공부를 시키기로 한 겁니다.

이 신부는 2009년 말 아이들을 반갑게 맞은 뒤 한 달도 안 돼 선종했습니다. 사흘 전 14일이 8주기였습니다.

그리고 그제, 톤즈의 아이 한 명이 이 신부의 모교 부산 인제 의대를 졸업하고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했습니다. 톤즈에서 이 신부를 돕는 사동, 복사(服事)를 했던 토마스 아콧입니다.

이 신부에게 색소폰을 배우면서 희망이란 말을 처음 알았던 아콧이 이제 이 신부의 동상에 학사모를 씌웠습니다.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가 신부님처럼 살겠다고 다짐합니다.

고 이태석 신부가 뿌린 작은 씨앗 하나가 척박한 땅에서 값진 열매를 맺었습니다. 그리고 이 열매는 또 새로운 씨앗을 뿌리겠지요. 이 신부는 떠났지만 그가 피웠던 사랑과 헌신의 불꽃은 이렇게 꺼지지 않고 영원히 세상을 밝힐 것입니다.

1월 17일 앵커의 시선 ‘톤즈의 아이들’이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