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일뉴스9

[따져보니] 입항 하루 만에 기름 요청…실제 부족? 제재 혼선 목적?

등록 2018.02.07 21:36

수정 2018.02.07 21:51

[앵커]
지금 묵호 앞바다에 떠 있는 만경봉호에 기름을 넣어 줬으면 좋겠다, 북한이 이렇게 요청하고 있는데, 벌써 기름이 떨어진게 아니라면 북한이 어떤 계산을 하고 이런 요청을 하는 건지 최현묵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최 기자, 원산에서 묵호까지 한나절도 채 걸리지 않았는데 벌써 벌써 기름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까?

[기자]
그럴 가능성은 매우 적습니다. 북한에서 출항할 때 기름을 아주 적게 넣지 않았다면 연료가 부족할 리 없다는게 해운업계와 정유업계의 얘기인데요. 만경봉 92호는 총 배수량 9672t 정원 350명인 여객선인데, 연료탱크에 기름을 가득 채울 경우 약 700~800톤 정도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하루 24시간 운항할 때 필요한 기름은 20~25톤, 정박해 있을땐 선내 발전기 가동을 위해 하루 10~15톤 정도를 땝니다. 연료탱크에 기름을 가득 채웠다면 비상용 연료를 감안해도 한달 이상 운항할 수 있는거죠. 만경봉호가 3일간 정박 후 원산항으로 돌아간다면 아무리 많이 잡아도 100톤이면 충분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출항할 때 기름탱크를 거의 비워서 왔다고 봐야 겠군요?

[기자]
그럴 가능성도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유류난을 겪는 북한 입장에선 기름탱크를 충분히 채우지 못하고 출항했을수 있다는 건데요. 실제 지난해 유엔 안보리는 대북 석유제품 공급을 연간 450만 배럴에서 50만 배럴로 크게 줄였습니니다. 반면 내일 대규모 열병식까지 벌이는 북한이 기름이 부족해서라보다는 다른 정치적 의도로 기름을 달라고 한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다른 정치적 의도는 뭘 말하는 거지요? 

[기자]
네, 북한이 대북 제재의 가장 아픈 고리로 여기는 게 유류 공급 제한인데, 이번 기회에 남한에서 기름을 공급받는 걸로 제재망에 큰 구멍을 내려한다는 겁니다. 이를 통해 한미 공조에 균열을 내는 효과도 기대했을수 있구요. 우리 정부의 입장도 오락가락합니다. 어제 오전 통일부 당국자는 만경봉호에 음식, 기름을 제공하겠다고 했다가, 두시간만에 "결정된 바 없다"고 번복했구요. 오늘은 북한의 유류 지원 요청 사실을 밝히면서 제재 관련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남북관계 개선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사이에서 고심이 큰 듯 합니다.

[앵커]
여기서도 대북 제재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고민이 있군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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