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정부가 안전에 문제가 있는 아파트에만 재건축을 승인하기로 했단 소식 전해드렸지요. 그런데, 너무 낡아서 붕괴 위험이 있는데도 십년 넘게 방치되는 아파트들이 있습니다. 이 아파트들은 왜 재건축하지 않는 것인지, 이채림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외벽에 금이 쩍쩍 나있습니다. 무너진 벽 사이엔 철근이 훤히 드러납니다. 44년된 이 아파트는 2001년 재난위험진단 D등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18년째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조 모 씨 / 아파트 주민
"여기 또 무너져서 와장창 무너져서 있고, 우리같은 노인네들은 올 데 갈 데 없어서 살지."
재난위험 D등급은 '긴급히 보수보강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법적으론 한 달마다 점검만 받으면 사람이 거주할 수 있습니다. 이 아파트는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된 지 올해로 20년이 됐지만 재건축이 언제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수익성이 떨어져 재건축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공동 주택이 서울시내에만 20여곳. 그런데도 재건축만 기다리며, 별다른 보강공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자체 관계자
"웬만하면 보수보강을 잘 안하는 편이거든요,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런 건물은 약한 지진에도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공하성 /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내진 규정도 약할 뿐 아니라 건물 구조조차도 튼튼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서..."
너무나 위험한 주거 시설이 십년 넘게 방치되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습니다.
TV조선 이채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