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일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핵의 유혹

등록 2018.05.09 21:46

수정 2018.05.09 21:57

우리 위성이 찍은 이란 수도 테헤란의 중심가 도로, 서울로입니다. 서울 테헤란로와 비교해보면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1977년 서울시와 테헤란시가 자매결연을 맺고 서로의 이름을 딴 도로를 만든 건데, 그 사이 모습은 이렇게 달라진 겁니다.

기아자동차의 프라이드는 이란의 국민차로 불립니다. 과거 기아차가 이란에 조립공장을 운영했는데 핵개발에 대한 국제 제재에 따라 철수했습니다.

그 뒤 이란 국영기업이 회사를 이어받아 현재 시장 점유율이 40%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경제 제재의 여파로 테헤란 등록 차량의 절반이 20년이 넘었고 90년대에 생산된 고물 프라이드도 아직 많다고 합니다. 오랜 고립과 국제 제재에 찌들대로 찌든 경제의 한 단면입니다.

3년 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이란이 핵 협상을 타결하자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환호했습니다. 국기와 꽃을 흔들며 "겨울은 끝났다"고 외쳤습니다. 사람들 가슴에 눌러뒀던 개혁 개방 욕구가 그렇게나 컸던 겁니다. 그런데 오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협정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이유는 협정 내용이 영구적 핵폐기, 즉 PVID가 아니고 이란의 핵 포기 약속도 믿을 수 없다는 겁니다. 이 조치에 유럽국가들이 반발하고는 있지만 앞으로 이란이 어디로 갈 건지는 다시 안개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김정은의 연이은 중국 방문을 두고, 미국의 강경 방침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시진핑과의 통화에서 PVID가 최종 목표임을 재확인했습니다. 이란 핵협정 탈퇴를 북핵 문제의 본보기로 삼겠다는 뜻일 겁니다. 

제재가 풀려 이란 경제가 숨을 돌릴 만해지자 다시 핵 개발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핵무기의 마력이라고 해야 할 지, 핵의 중독성이라고 해야 할지, 한번 핵을 가져 본 권력자가 그 유혹에서 벗어나기가 이렇게 어려운 가 봅니다.

5월 9일 앵커의 시선은 '핵의 유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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