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일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북한의 돌변

등록 2018.05.16 21:47

수정 2018.05.16 21:57

1990년대 미 프로농구 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은 명예의전당 퇴출 서명이 벌어질 정도로 악명 높은 말썽꾸러깁니다. 그런 로드먼이 자기 친구로 내세우는 사람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입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우리 특사단을 만나기 전까지는 집권 6년 동안 외부 인사 접견을 열한번밖에 안 했습니다. 방북한 몽골 대통령도 만나지 않아 은둔의 지도자로 불렸지요.

하지만 로드먼은 두번이나 만났습니다. 로드먼은 지난해 평양에 갔을 때 김 위원장에게 사업가 시절 트럼프 자서전 '거래의 기술'(1987년)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판문점 정상회담에 나타난 김 위원장의 스타일은 트럼프 대통령과 닮은 점이 많았습니다. 언행이 상식적 단계를 뛰어넘어 즉흥적 돌발적이고, 과시하기 좋아하며, 본능적 승부사라는 점입니다. 한 마디로 압축하면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오늘 북한이 남북 고위급회담을 취소하고, 미국을 향해서는 정상회담을 재고하겠다고 했습니다. 지난 한두 달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북한의 변화를 믿을 수 밖에 없었던 분위기가 돌연 싸늘해졌습니다.

북한의 이 돌발 발언을 두고 한국 길들이기, 미국 견제, 협상속도 조절 같은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유가 뭐든 성급한 예측은 위험합니다. 오늘 이후 한반도 정세가 어떻게 돌아갈지는 지켜봐야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북한이 앞으로도 언제든 상식과 약속을 뒤집고 돌변할 수 있다는 겁니다.

북한과의 협상에서는 "돼야 되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북한의 오늘 행보는, 우리가 비핵화와 평화로 가는 길을 너무 쉽게 생각한 건 아닌지를 일깨워주는 한 방의 침(針)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5월 16일 앵커의 시선은 '북한의 돌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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