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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조현민에서 이명희까지…'물컵'에서 시작된 '나비효과'?

등록 2018.05.29 21:30

수정 2018.05.29 21:46

[앵커]
폭언, 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가 15시간의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습니다. 한진 총수 일가는 이 뿐 아니라, 횡령, 배임, 밀수, 관세포탈 혐의 등으로 전방위 수사를 받고 있지요. 막내 딸이 던진 물컵이, 이제 걷잡을 수 없는 폭풍으로 돌아오고 있는데요. 포커스에서 들여다봅니다.

 

[리포트]
직원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경찰에 출석한 한진 그룹 조양호 회장의 아내,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이명희 (어제)
(상습적으로 폭행한 사실이 있나요?)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죄송하다는 말만 일곱 번. 이 때와는 전혀 다릅니다.

이명희 이사장 음성 추정  / (출처:SBS)
"가져와, 이 XX 야!" "말고!!!!" "야!!!!!!" "????????"

15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나온 이 이사장은 죄송하다는 말을 두 번 더 보탰습니다.

이명희 / 일우재단 이사장
"(상습폭행 혐의 인정하셨습니까?) 죄송합니다."
(임직원분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 없으십니까?) 죄송합니다."

실크CG 수사관의 질문엔 대부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진 일가는 한 달 사이 모녀 세 명이 포토라인에 서는 곤혹을 치렀습니다.

조현아 / 대한항공 전 부사장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혐의)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조현민 / 대한항공 전 전무 (업무방해 혐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한진 일가의 수난, 그 시작은 막내딸 조 전 전무가 던졌다는 물컵 한 잔이었습니다. 일찌기 들어본 적 없는 이른바 '물컵 갑질'은 비난 여론과 함께 잇단 내부 비리 제보로 이어졌습니다.

200억원대 횡령과 배임. 비자금 조성. 상속세 탈루. 밀수와 탈세 등 검찰과 경찰, 공정거래위원회와 관세청 등 사정기관이 총동원돼 조 회장 일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실크CG 나비효과. 작은 날갯짓이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뜻의 이 말이 지금 한진의 위기와 비교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컵이 날아가지 않았더라도 언젠간 터졌을 문제라는 게 한진 직원들의 목소리입니다.

대한항공 직원
"반복된 갑질로 인해 모든 직원들이 부서 상관 없이 점점 같은 마음을 가지게 되는.."

4년 전,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은 큰딸의 땅콩회항 논란으로 대국민 사과를 한 적이 있습니다.

조양호 / 2014년
"제 여식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돌이켜보면 이 때가 최근 불거진 한진 일가의 위기를 막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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