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검찰뉴스9

피의자 신분에도 '당당'…미소 띄며 손 흔든 김경수, 왜?

등록 2018.08.06 21:08

수정 2018.08.06 21:14

[앵커]
오늘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피의자 신분이었지만, 여느 피의자의 소환표정과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미소 띈 얼굴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드는가 하면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기도 했는데. 심지어 국민 앞에 "송구스럽다"거나 "성실히 조사받겠다"는 일반적인 피의자 코멘트 대신 "정치특검"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현장을 취재한 김수홍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피의자 포토라인에 장미꽃이 깔린 건 아마도 처음보는 장면이지 않나 싶은데. 어떻게 봤습니까.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신분은 피의자였지만, 카메라 앞에서 피의자로 보이지 않게 매우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습니다. 현장에 모여있던 지지자들도 분홍색 장미꽃을 던지며 응원하기도 했는데요. 장미는 경남의 도화이기도 합니다. 꽃을 던진 지지자 가운데 다수가 지난 5월 경찰 소환 때도 왔던 사람들로 알려져 있는데요. "나는 죄가 없다"는 듯한 당당한 모습에, 여당 의원들도 SNS로 "힘내라" "진실함을 믿는다"는 응원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앵커]
포토라인에 서서 내놓은 발언도 공들여 준비해온 듯한데 어땠습니까?

[기자]
네, 95일전 경찰 소환 때도 유사한 말을 했었습니다.

김경수 / 당시 국회의원(5월 4일)
"특검 아니라 더한 조사에도 당당히 임하겠습니다"

김경수 / 경남도지사(오늘)
"특검보다 더한 조사에도 당당하게 응하겠다고 여러차례 밝혔습니다."

특검보다 더한 조사가 뭐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특검 조사에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는 식의 메시지를 담으려 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도 듭니다. 실제로 경찰 소환 때도 특검 도입을 주장하는 자유한국당 비판에 발언의 절반 가까이를 할애했는데, 오늘은 '정치적 공방이나 갈등을 확산시키는 특검'이 되지 말아달라며 에둘러 특검 수사를 비판했습니다.

[앵커]
경찰 출석 때는 여당 의원들을 대동하고 나와 야당으로부터 '황제 소환'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오늘은 어땠습니까?

[기자]
당시엔 친문 의원 4명이 한 걸음 뒤에서 김 지사를 호위하듯 나타나 야권에서 그런 비판도 있었는데요. 오늘은 변호인만을 대동했습니다. 민주당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한 재선 의원이 현장에 오긴 했지만, 포토라인 밖에서 김 지사와 눈 인사만 하고 돌아갔습니다.

[앵커]
김 시자가 특검 조사실 안에서도 당당함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일단 경찰 조사 때완 상당히 분위기가 다를 것 같습니다. 경찰은 지난 5월 초, 압수수색은 커녕, 계좌추적, 통신내역 조회 한 번 못해본 상태로 김 지사를 소환했습니다. 단순한 정치인과 지지자 관계, 정치브로커의 일탈이라는 김 지사측 논리를 무너뜨릴만한 정황 증거나 진술이 부족했던 겁니다. 하지만 이후 드루킹의 '킹크랩 시연회 참가' 옥중편지 폭로가 나왔고, 경공모 회원 다수의 진술이 나왔습니다. 특검이 확보한 드루킹 은닉 USB 메모리에선 두 사람의 긴밀한 대화가 담긴 '시그널' 메신저 내용도 나왔습니다. 김 지사 관사와 집무실 압수수색을 통해서도 유의미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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