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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공든 탑이 무너졌다'…탈락한 T-50 향후 운명은

등록 2018.09.28 21:11

수정 2018.09.28 21:21

[앵커]
보신 것처럼 가장 큰 이유는 경쟁상대인 미국의 보잉사가 거의 덤핑에 가깝게 가격을 내린 게 결정적인 이유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것 말고 다른 이유는 없었는지, 강동원 기자와 따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보잉이 워낙 싼 값을 제시하긴 했군요, 하지만 미국 정부가 그것만 가지고 결정했을 리는 없을텐데요.

[기자]
주된 이유는 물론 가격이죠. 절반 가격에 더 많은 비행기를 주겠다는 걸 거부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가격도 가격이지만 미국 정부의 정치적 배려도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정치적 배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동안 보잉은 미국 전투기 수주 경쟁에서 연속으로 록히드마틴에 패했죠. 그래서 미국 정부는 록히드마틴이 전투기 사업을 독점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번 고등 훈련기 사업을 보잉사에 넘겼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거기다가 미국 국방부 2인자인 패트릭 새너핸 부장관이 보잉사 부사장 출신인 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해 온 것도 관련이 있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보잉사가 강조했던 부분도 이부분입니다. 보잉사는 훈련기 90%를 미국 내 공장에서 만들어 1만7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약속했는데요. 트럼프의 이른바 '아메리카 퍼스트'와 맞아 떨어진 거죠. 그에 반해 록히드마틴과 KAI 측은 훈련기 60~70%가 미국 내 공장에서 제조될 수 있고 2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겠다고 했었습니다. 표면에 드러난 계획만 봐도 보잉이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선 더 끌리는 조건이었죠.

[앵커]
그런데 우리가 사업을 준비과정에서 KAI 사장이 교체되지 않았습니까? 이것도 영향을 미쳤을까요?

[기자]
글쎼요. 아예 없다고 볼순 없죠. 하성용 전 사장은 저가수주를 하더라도 사업을 따내는 게 우선이고, 여기서 생기는 적자는 F-35를 구입하는 나라 등 다른 국가에서 충당하면 된다는 전략인 반면, 현 김조원 KAI 사장은 손해를 봐가면서까지 사업을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이런 전략의 차이도 수주 실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평가가 군 내에선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 전 사장도 보잉사가 절반 가격을 내놓을 지는 예상하지 못했겠죠.

[앵커]
어쨰튼 t-50은 우리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인데 이번 수주로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군요.

[기자]
일단 이번 수주실패로 T-50A는 '미 공군이 외면한 기종'이라는 낙인이 찍히게 되죠. 앞서 리포트에서도 나온 것처럼 그동안 동남아시아와 남미 시장 등을 겨냥했던 수출 전선에 상당한 제동이 걸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당초 KAI 측은 이번 사업 수주에 성공할 경우 2025년 미 해군용 훈련기 650여 대 33조 원, 제3국 시장 수출 50조 원 등 사업 규모가 100조 원대로 확장될 수 있다고 전망했었는데 결국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앵커]
예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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