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기획뉴스9

연평도 포격 도발, 그후 8년…잊혀져가는 안보 현장

등록 2018.11.09 21:31

수정 2018.11.09 21:35

[앵커]
우리 국방의 현주소를 점검해 보는 순간, 오늘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안보의식을 짚어보겠습니다. 얼마 안 있으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8주년이 됩니다. 주민들은 아직 그 날의 충격이 생생한데, 그 날을 잊지 말자고 만든 연평도 안보 수련원은 찾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장혁수기자가 연평도를 다녀 왔습니다.

 

[리포트]
2010년 11월 북한으로부터 직접 포 공격을 받았던 연평도. 주민들은 아직도 그날을 고통으로 기억합니다.

안애자 / 연평도 주민
"저희는 잠옷을 못입고 자요. 여차하면 도망가야 되니까. 그냥 편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배낭은 항상 싸놓고 있어요."

북한 위협의 실체를 몸으로 겪은 뒤 안보의 중요성도 새삼 깨달았습니다.

김명선 / 연평도 주민
"아이가 무기 책을 잘 보고요.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 우리 연평도 아이들의 꿈까지 바꿔버리지 않았나…." 

연평도 포격 현장은 안보교육장으로 변했습니다. 포탄이 터지면서 발생한 고열로 주택의 샌드위치 판넬은 흔적만 남았습니다. 조금 더 들어가보면 피폭의 충격으로 크게 휘어진 지붕도 볼 수 있습니다. 8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 보존된 곳입니다.
하지만 주민분들의 트라우마가 여전하기 때문에 높은 벽을 세워뒀습니다. 그런데 요즘 안보 불안감을 느끼는 건 주민들 뿐.

안애자 / 연평도 주민
"내가 평생을 살아왔던 집이 한순간에 날라가서 갈 곳이 없어졌는데…."

포격 도발 이후 40억원을 들여 만든 연평도안보수련원도 찾는 이가 거의 없습니다. 3월 문을 연 뒤 지금까지 수련원을 다년 간 건 12개 단체로 하루 2명 꼴이고, 6~7월은 한명도 없었습니다. 운영비가 연간 10억원에 달하지만, 수련원장 자리마저 3개월째 공석입니다. 한때 가장 뜨거운 안보 체험장이던 연평도.

박태원 / 前 어촌계장
"멀리 계시는 분들은 이 상황 몰라요. 수십년을 살아오면서 우리가 겪어야 했던 많은 아픔들에 대해서는…."

이제는 상처 안은 주민들만의 안보 현장이 되고 있습니다.

TV조선 장혁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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