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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구하고 불 끄려다…아파트 화재로 손자 참변

등록 2019.05.02 21:22

수정 2019.05.02 23:03

[앵커]
오늘 새벽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1명이 숨지고 92명이 연기를 마셨습니다. 20대 손자가 할아버지를 대피시킨 뒤 혼자 불을 끄다가 숨지고 말았습니다.

김달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파트 3층 창문에서 시커먼 연기가 뿜어 나옵니다. 잠자던 주민 100여 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인근 주민
"연기가 방까지 다 들어오고, 벌써 이쪽(현관)으로 나올 수가 없는 상태더라구요."

오늘 새벽 4시쯤 충북 청주시의 22층짜리 아파트 3층에서 불이 났습니다. 25살 A씨가 숨지고 주민 92명이 연기를 마셨습니다.

숨진 A씨는 외할아버지를 대피시킨 뒤, 혼자 불을 끄려다 결국 숨졌습니다.

A씨는 같은 아파트 20층에서 부모와 살았지만, 1년 전부터는 혼자 지내던 할아버지와 잠을 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족
"졸업하고 학비 다 들어갔고, 건축기사 따고 취직할 일만 남았는데…"

소방당국은 3층 안방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아파트에는 1층부터 15층까지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2005년부터 11층 이상 아파트는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법이 개정됐지만, 이 아파트는 법 시행 사흘전인 2004년 12월 29일 건축허가가 났기 때문입니다.

소방관계자
"(3-4일 차이로 그렇게 된거네요.) 그래서 법 바뀌기 전에 허가 많이 해요."

낮 10시 50분쯤에는 불 탄 3층에서 다시 불이 나, 주민들이 황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TV조선 김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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