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소비자뉴스9

[CSI] "부품없으니 통째로 바꾸세요"…'AS 배짱' 수입가전

등록 2019.06.10 21:34

수정 2019.06.10 21:45

[앵커]
선풍기, 헤어드라이기, 진공청소기 등 각종 가전제품에 혁신을 불러킨 '영국의 유명 가전업체가 있습니다. 특히 이 업체의 청소기는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을 50%나 점유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업체가 조그만 고장에도 부품 교체가 아닌 통째로 교체하는 걸 권하는 등 '배짱 AS'를 부려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소비자탐사대, 황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무선청소기와 선풍기, 헤어드라이어 등 획기적 아이디어 상품으로 인기를 모은 영국의 한 제조업체.

특히 이 업체 무선청소기는 국내시장 50%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구매자가 많아지면서 AS 수요도 늘어가는데.

지난해 헤어드라이어를 구매한 이 모씨는 필터 부품이 부러져 AS를 신청했다 황당한 답변을 들었습니다.

단순한 부품인데도 수리가 불가능하니 손잡이를 통째로 바꿔야 한다는 겁니다. 비용은 12만원.

이 모씨 / A사 헤어드라이어 구매자
"필터니까 쉽게 교체가 가능하고 해서 저는 쉽게 (부품)구매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던요. 그런데 너무 황당한 거죠. 그냥 다시 사야된다고 딱 얘기하니까."

이 업체의 AS 정책이 납득하기 힘들단 소비자가 이씨 뿐만이 아닙니다.

구입한 지 1년 6개월 된 무선청소기입니다. 전원이 깜빡거리는 증상이 있어 제품을 등록하고 수리를 의뢰해 보겠습니다.

직영 AS센터는 없고, 국내 제휴 업체 센터에서 수리를 대행합니다. 이번에도 '배터리 성능이 떨어져 교체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20회도 안 쓴 배터리인데, 12만2천원을 들여 새 걸로 바꿔야 한다는 겁니다.

A사 AS기사
"2017년도에 배터리 교체가 5만2000원이다가 10만원으로 변경된 건데. 출장비가 2만2000원."

이 회사 제품은 왜 간단한 부품 교체나 AS가 힘든 걸까?

가전제품 수리기사
"아무래도 해외에서 반제품식으로 들어오는거라 (부품이)없으면 전체적으로 교환을 말씀…."

제조사 해외 홈페이지를 가 보니 헤어드라이어 필터가 약 2만원에 판매되고, 필터를 빼고 끼우는 동영상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무선청소기 충전기와 필터,먼지통 등 다양한 부품이 판매됩니다.

하지만 한국 홈페이지에는 구매 가능한 부품이 몇개 없고 그나마 가격은 2배 가까이 더 비쌉니다.

A사 관계자
"(가격은)국가별로 차이가 있는 부분이기때문에 양해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제품은 같은 제품 맞아요."

이 때문에 해외에서 부품을 직접 구매하거나 사설 업체에서 수리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습니다.

A사 사설수리업체 직원
"배터리만 교체하면 훨씬 저렴하신 거고요. 국내 제품 이용하시는데 가격 때문에 오시는 분들도 계시고."

문제는 이렇게 고치면 이후 정식 AS를 받을 때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

A사 AS센터 상담원
"사설업체에서 고치셨고 해당 부분으로 인한 추가 문제나 AS가 필요하실 경우 저희 측에서는 유상으로 진행이 됩니다."

이 때문에 같은 제품을 구매하고도 국내 소비자가 해외 소비자 보다 권리를 제대로 못 누린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지연 /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해외서와 한국과의 AS정책에 있어서 차별을 두고 있는것이 아닌가에 대한 부분들이…."

업체는 3월 서비스 개선을 약속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성과는 부족한 상황.

A사 관계자
"지금 저희가 직영 서비스센터 준비하고 있고요..."

하지만 부품 구매도, AS도 아무 문제가 없다며 판매하는 매장 직원의 말. 그대로 믿어도 될까요?

A사 판매처 직원
"(AS 같은 건 어떻게 돼요?) AS 걱정은 안 하셔도 되세요. (부품들은 다 살 수 있어요? 고장나면?) 네, 저희 서비스센터에서 구매하실 수 있어요."

소비자탐사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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