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포커스] 靑, 잇단 기업인 호출…"정치 이슈에 활용" 역풍 우려

등록 2019.08.08 21:13

수정 2019.08.08 21:21

[앵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후 청와대의 기업인 호출이 잦아졌습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5대 그룹 경영진을 만났고 문재인 대통령과 대기업의 광복절 회동도 임박한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청와대의 기업 내세우기에 정작 기업들은 역효과를 우려합니다.

오늘의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문재인 대통령 (7.15)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임을 경고"

문재인 대통령 (8.2)
"이기적인 민폐 행위"

문재인 대통령 (8.8)
"일본의 기업들도 수요처를 잃는 피해를"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후, 청와대는 기업들과 대일 공동 전선을 펴는 모습이죠.

한달 전 문재인 대통령이 30대 기업 총수들을 청와대로 불렀고, 오늘은 김상조 정책실장이 5대 그룹 경영진을 만났습니다.

청와대는 회동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광복절을 앞두고 예상되는 문 대통령과 대기업 회장단 회동을 사전 논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의 잇따른 호출에, 기업들은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입니다. "달갑지 않지만 오라고 하니 간다" "글로벌 회사들은 100% 부품 국산화가 불가능한게 현실"인데 "경제 논리는 사라지고 정치 이슈로 활용되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옵니다.

청와대가 위기 극복을 자신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한편으로 기업인들을 잇따라 호출하는 건 앞뒤가 안맞는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신세돈 /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
"위기 아니다, 아무 문제없다 이렇게 이야기하시면서 CEO들 만나가지고 무슨 얘기를 하실건가"

야당은 기업인을 들러리로 세운다고 비판합니다.

황교안 / 자유한국당 대표(오늘)
"한시가 바쁜 기업인들을 보여주기쇼에 동원하는 것 아닌가"

이번 사태는 과거사를 둘러싼 양국의 정치외교적 갈등이 촉발했죠. 그런데 사태의 책임을 기업에 돌리는 듯한 분위기도 엿보입니다.

부품 제조 업체를 방문한 문 대통령은 대기업이 국산 소재를 외면해 왔다는 취지로 말했죠.

문재인 대통령 (정밀 부품 제조업체 SBB테크, 어제)
"대기업 쪽에 납품되고 공급되는 이렇게 연결되기가 쉽지 않지 않습니까. 이게 잘 안되니까 제품 개발을 해놓고도 고전.."

이해찬 대표는 경제 체질 개선을 강조하며, 기업들이 일본 의존을 반성한다는 말도 했습니다.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어제)
"최근 우리 기업인들이 너무 안일하게 일본에 의존해왔다는 그런 반성을 많이 하기 시작한 거 같습니다. 모 그룹은 회장이 직접 나서서 천명.."

기술 자립을 외치는 정치권 요구도 일리는 있지만 지나칠 경우, 국경을 초월해 기술과 인력이 교류하는 글로벌 경제 물정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영면 /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기업들은 약간 억울한 측면도 있을 겁니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안 좋아질 거라고 예측하긴 어려웠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기업들이 안일했다고 하기에는 지나친 표현.."

경제 전쟁의 최전선에 내몰린 기업들이 반일 기업이란 이미지를 쌓게 된다면, 그 부메랑은 훗날 어떤 크기로 누구에게 돌아올까요.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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