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트라이 미(Try me)

등록 2019.11.25 21:49

수정 2019.11.25 22:23

샌프란시스코 경찰 해리는 범죄자를 인정사정없이 다룹니다. 그래서 '더티 해리'라고 불립니다. 그는 스쿨버스를 납치한 살인범에게 총을 집으라고 합니다.

"이건 매그넘 44야, 최강의 권총이지… 잘 생각해 봐, 오늘 네가 운이 좋은 날인지…" 

영화 '더티 해리'는 흉악범죄에 찌든 미국인의 답답한 속을 뚫어주며 속편이 네 개나 이어졌습니다. 그중 4편에 영화사에 남을 명대사이자 유행어가 나옵니다.

"어서 쏴 봐. 덤빌 테면 덤벼 봐…"

이 말은 레이건 대통령 연설에도 등장했지요.

"제가 증세론자들에게 해줄 말은 딱 하나입니다. 어서 해 봐. 덤벼 봐."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이 일본을 비판하며 '트라이 미' 라고 했습니다. "터무니없는 주장을 계속하면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른다는 경고" 라고 설명까지 곁들였습니다. '어디 나를 한번 시험해 봐라'고 으름장을 놓은 겁니다. 지소미아가 연장될 걸 두고 일본 정부가 '완벽한 외교 승리' '퍼펙트 게임'이라고 한 것도 적절치 못하지만 정의용 실장의 이 발언 역시 칭찬 받을 만한 건 아닙니다.

지소미아 연장 결정 이틀 만에 두 나라가 거친 설전을 주고받는 걸 보면 감정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를 새삼 깨닫습니다. 나아가 한일 문제가 각자 국내 정치와 여론에 얼마나 단단히 발이 묶여 있는지도 실감합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할 일은 지난 석 달 나라를 흔들었던 지소미아 파동을 냉철하게 돌아보는 것입니다. 물론 과거사 문제에 수출 규제를 끌어들인 일본 책임이 크지만 안보 문제인 지소미아 카드를 꺼낸 것 역시 패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한일 갈등 문제로 한미동맹까지 흔들어 놓고 정작 일본으로부터는 온당한 대가를 받아내지도 못했습니다. 일본의 자화자찬이 황당하다고만 할 수 없는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사실 이번 사태의 출발점은 일제 강제징용 문제였습니다. 정부가 그 폭발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진지한 해결 노력을 기울였다면 이런 망신을 당하지 않았을 겁니다. 대통령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더 나아가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국민들은 모르지 않습니다.

11월 25일 앵커의 시선은 '트라이 미(Try me!)'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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