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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주 앵커가 고른 한마디] "코로나 엔딩을 기다리며"

등록 2020.04.04 19:46

흑사병이 창궐하던 17세기 유럽, 의사들은 다소 기괴한 모습으로 진료를 봤습니다. 검은색 긴 코트를 입고, 새 부리처럼 생긴 마스크를 썼습니다. 부리 부분에는 향료를 넣었습니다. 흑사병이 공기로 전염된다고 잘못 짐작하고 이 향이 역병을 막아줄 거라 생각했답니다. 지금의 방호복과 같은 효과를 바란 것이겠죠.

당시보다 의료 수준은 크게 달라졌지만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의료진의 사명감과 헌신은 다름이 없을 겁니다. 방호복을 입고 벤치 한켠에서 쪽잠을 자는 이 사진이 그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대구로 달려왔던 소방대원들이 그제, 동료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습니다. 환자 이송의 고된 임무를 41일 동안이나 떠맡았으면서도 '먼저 떠나서 죄송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더 고마웠습니다. 우리 의료진 덕분에 대한민국의 방역 모델을 해외 각국에서 배우려 한다죠.

무엇보다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예방 수칙을 잘 지킨 우리 국민들의 적극적 동참이 눈물겹고 자랑스럽습니다. 하지만 끝을 모르는 코로나 사태에 많이들 지치셨지요. 생활 방역도 어쩐지 점점 느슨해지는 것 같습니다.

나들이 발길이 묶인 탓에 봄 캐롤로 불리는 '벚꽃 엔딩' 멜로디도 자취를 감췄다고 하는데요. 벚꽃 잎이 흐드러지는 모습을 떠올리며 지친 마음을 달래고 마지막까지 잘 싸워내자는 의미로 이 노래를 잠시 들려드리겠습니다.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코로나 엔딩을 기다리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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