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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야?!] 머쓱해진 태영호·지성호 정보 출처는?

등록 2020.05.02 19:41

수정 2020.05.02 20:03

뉴스야 시작합니다. 오늘은 김정은 위원장 복귀와 관련한 뒷이야기들을 좀더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류병수 기자가 법조팀장으로 발령받으면서 오늘부터는 매주 토요일 정치부 김정우와 이 코너를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오십시오, 첫번째 물음표 먼저 보죠.

[기자]
네, "1호 건강 說說說, 누가 맞혔나?"로 하겠습니다.

[앵커]
북한의 '1호'면 김정은 위원장이죠. 앞서 보도에서도 봤지만, 그간 온갖 추측과 설들이 난무했는데, 이게 단순히 SNS에서 떠도는 수준이 아니라 각국 정보기관에서까지 건강이상설을 언급하면서 논란이 증폭된 측면이 있잖아요. 정말 무슨 근거로 이런 이야기들을 했던 건지 궁금합니다.

[기자]
네 맞습니다. 대만의 정보기관에서도 어제 "김정은 위원장이 아픈건 맞다" 이렇게 말했을 정도니까요. 그동안 나온 추측성 주장들을 살펴보면 "뇌사 상태다" "식물인간이다" "심혈관 수술 받았다" "혼자 못 일어선다" "코로나로 격리됐다" "원산 마구간에 있다" 등등 나올 수 있는 얘기들은 다 나온 것 같습니다.

[앵커]
2014년이죠. 그땐 40일 넘게 잠행한 적도 있는데, 이번엔 기간이 절반밖에 안 되는데도 더 요란한 느낌이었습니다.

[기자]
예. 이번엔 무엇보다 미국발 보도와 소문들이 줄을 이었기 때문에 짧은 잠행 기간에도 더 큰 이목을 집중시켰다는 분석입니다. 이렇게 혼란스러울 때 저희가 주목하는 부분 중 하나가 중국의 군사 동향입니다. 접경지인 동북3성 지역에 배치된 수십만 병력이 어떻게 이동하고 증원되는지를 살펴보는 겁니다.

[앵커]
통상 북한 핵심부에 이상 징후가 있으면 중국 병력이 북중 접경지로 이동하는 걸 말하는 거죠?

[기자]
네, 이번에는 접경지역 중국군 증원이나 이동 관련 보도는 없었고, 20일 동안 가장 차분한 반응을 보였던 곳도 역시 중국 정부였습니다.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겅솽 / 中 외교부 대변인 (지난달 27일)
"(중국 의료진의 북한 파견에 대한) 보도 출처가 어디인지 모르겠다. 관련 문제에 관해 현재 제공할 정보가 없다."

겅솽 / 中 외교부 대변인 (지난달 21일)
"몇몇 뉴스를 봤다. 그러나 (김정은 중태설 보도와 관련된) 뉴스들의 출처가 어디인지 모르겠다."

[앵커]
우리 정부도 시종 일관 특이동향이 없다는 의견이었죠. 국정원에서도 정보 파악이 정확했던 건가요?

[기자]
네, 만약 잠행 기간 중에 국회에서 정보위라도 열렸으면, 국정원이 파악한 내용이 어느 정도 공개가 됐을텐데, 총선 기간과 맞물리면서 회의 자체가 소집되지 못했습니다.

[앵커]
국정원이 개편되면서 대북 정보력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는 말도 있는 게 사실인데, 어느 정도로 파악이 가능한 겁니까.

[기자]
2008년 김정일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일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도 김정일 생사를 두고 온갖 얘기가 다 불거져나왔는데, 정부 고위관계자가 "스스로 양치질을 할 수 있는 상태"라고 정리를 한 바 있습니다. 그즈음 국정원 보고를 받았던 국회 정보위 설명도 한 번 보시죠.

이철우 / 국회 정보위 한나라당 간사 (2008년)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순환기 계통에 이상이 발생하여 치료를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 이에 대한 정밀 검증작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고했음."

[앵커]
양치질하고 화장실 가는 것까지 파악이 가능하다는 건가요?

[기자]
그때 그런 지적들이 많았습니다. "칫솔질 하는 모습을 직접 봤는냐" 이런 건데요, 몇 달 뒤 정보입수 경위가 드러나면서 논란도 일단락됐습니다.

[앵커]
어떻게 그런 정보까지 입수하는 거죠?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감청'과 '해킹'이었습니다. 우선 감청을 통해 "쓰러졌다"는 정도의 상황을 파악했다고 전해지고요. 그래서 이를 두고 예의주시하던 중에 평양에서 프랑스 뇌신경외과 전문의에게 전달된 이메일 파일이 포착됐습니다. 이걸 인터셉트, 그러니까 가로챈 겁니다. 며칠 동안 암호해독 작업 끝에 파일을 열어보니 김정일 뇌사진이 나왔고요. 국내 의료진들이 사진 분석을 한 결과 "이 정도면 숟가락은 들고, 칫솔질도 가능하지만 5년은 넘기기 어렵다" 이런 결론을 냈다고 합니다.

[앵커]
휴민트가 아니라 정보전을 통해 확보한 내용들이었군요.

[기자]
네, 영화같은 첩보전 끝에 건강상태를 파악했는데, 김정일이 2011년12월에 사망했으니까 예상수명까지도 맞춘 겁니다.

[앵커]
김정은 건강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도 주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자신있게 별일 없다고 했다고 볼 수 있겠군요. 첫번째 물음표 정리해 볼까요.

[기자]
네, 첫번째 물음표 "1호 건강 說說說, 누가 맞혔나?"의 느낌표는 "휴민트보다는 테킨트!"로 하겠습니다. 휴민트는 인적정보고, 테킨트는 기술정보인데, 날이 갈수록 테킨트의 정확도가 높아지고 있는 셈입니다.

[앵커]
김정은 건강 문제는 극소수만 알기 때문에 휴민트 정보로는 한계가 있겠죠. 다음 물음표로 가보겠습니다.

[기자]
네, 두번째 물음표는 "머쓱해진 태영호·지성호…정보 출처는?"입니다.

[앵커]
사실 신변 이상설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했던 두 당선인이 탈북자 출신이어서 일반 국민들도 뭔가 정보가 있겠지 생각했었는데, 좀 머쓱하겠어요.

[기자]
네, 우선 북한 공사를 역임한 태영호 당선인의 말부터 들어보시죠.

태영호 / 미래통합당 당선인 (지난달 28일)
"4월 15일날 금수산기념궁전에 못 나왔다는 자체는 스스로 일어설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앵커]
어디서 무슨 이야기를 듣고 저런 이야기를 했다고 하던가요?

[기자]
태 당선인은 북한 공직 사회 경험을 바탕으로 분석했던 내용이었습니다.

[앵커]
지성호 당선인은 '99% 사망설'까지 주장했는데, 이건 결국 오판이 됐네요.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지 당선인의 신뢰도에 크게 금이 간 셈이 됐는데요. 저희도 여러차례 물어봤지만 '자신이 파악한 내용'이라고만 했습니다. 주변에선 미국 쪽에서 들었을 거란 추측이 많았습니다. 2018년 트럼프 대통령 초청으로 미국 의회에서 목발을 들고 일어서 박수까지 받은 적이 있었죠. 이걸 주선한 미국의 북한 인권운동가가 있는데, 오늘 저희가 연락해봤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 美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
"(김정은)건강 이상 문제는 뭔가 있긴 있는 것 같고, 북한의 국가 선전이 왜 그러한 장면을 공개했는지 우리가 잘 파악해야 합니다."

[앵커]
미국에서 건강 이상설이 시작되긴 했죠. 두 당선인은 뭐라고 해명하던가요?

[기자]
태영호 당선인은 "자신의 분석이 다소 빗나갔다"고 인정을 했습니다. 지성호 당선인은 "조금 더 지켜보자" "시간이 말해줄 거"라고 했습니다.

[앵커]
그랬군요, 두번째 물음표도 정리해보죠.

[기자]
네, 두번째 물음표 "머쓱해진 태영호·지성호…정보 출처는?"의 느낌표는 "금배지만큼 무거워진 혀의 무게!"로 하겠습니다.

[앵커]
어찌보면 본격적인 의정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가짜뉴스' 생산 논란에 휘말린 건데 더 신중해야겠다는 걸 본인들도 느꼈을리라 생각됩니다. 잘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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