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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Talk] 메이저리그식 그라운드, 불규칙바운드의 주범?

등록 2020.05.28 13:51

[취재후 Talk] 메이저리그식 그라운드, 불규칙바운드의 주범?

두산 오재원 / 연합뉴스

두산 오재원은 야구 센스가 뛰어난 선수입니다.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선수라는 평가가 늘 붙어다닙니다. 특히 수비 능력은 리그 최정상급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라운드의 여러 조건에 자주 민감하게 반응을 합니다. 그가 27일 경기 전 뜬금없이 그라운드 얘기를 꺼냈습니다. 요즘 바운드가 이상하다고 말입니다. 내야수들에게는 치명적인 불규칙 바운드가 자주 일어난다고 하더군요.

습기 조절 용도로 그라운드에 뿌리는 '컨디셔너'라고 불리는 게 있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건데 우리나라도 지난해부터 이를 수입해 쓰고 있습니다. 잠실구장을 비롯해 전국 대부분의 구장에 거의 다 깔려 있습니다. 우리 그라운드도 메이저리그 구장처럼 깔끔하게 만들어보자는 취지이지요. 제법 돈을 들인 겁니다.

그런데 이 게 작은 알갱이로 돼 있다는군요. 오재원은 '작은 자갈'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공이 자갈에 맞아 바운드가 불규칙하게 튄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LG 내야수들과도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고 하네요. 두산 구단에도 이미 얘기를 했고요. 불규칙 바운드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를 데이터로 찾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KBO 공식기록원이 보기에 불규칙 바운드가 확실하다면 실책을 주지 않지요. 기록원이 인지할 수 없는 미세한 불규칙 바운드가 있었고, 이 때문에 실책이 늘었다면 나름의 의미를 찾을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시즌 초반 리그 전체 실책은 오히려 전년 대비 소폭 줄었습니다. 2019년 90경기 경기당 평균이 1.43개였는데, 2020년 92경기 경기당 평균 실책이 1.32개입니다. 다만 두산과 LG는 작년 비슷한 경기수(2019년 90경기, 2020년 92경기)를 놓고 봤을 때에 비해 조금 늘었습니다. 두산이 0.61개에서 0.72개, LG가 0.44개에서 0.61개로 올해 실책이 증가했네요.

이런 불규칙 바운드를 느끼지 못했다고 말하는 야구인도 있습니다. SK 염경엽 감독은 선수들이나, 수비 코치 등에게서 불규칙 바운드가 많아졌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 구장 관리가 잘 되고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선수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다만 미국 회사가 '그라운드 컨디셔너'를 한국에 팔고 난 뒤 사용 교육이 좀 부족한 것은 아니었나 생각해볼 여지는 있는 것 같습니다. 잠실구장 구장 관리팀은 컨디셔너로 인한 그라운드 흙 뭉침 현상을 완화하는 작업을 선수단과 소통하며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김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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