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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백지시위' 확산…시진핑 선택은?

등록 2022.11.29 21:42

수정 2022.11.29 21:47

[앵커]
중국의 백지 시위 양상이 심상치 않습니다. 1989년 중국정부가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하는 과정에서 유혈사태가 벌어진 텐안먼 사태를 떠올리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때처럼 될 가능성은 없는지 따져 보겠습니다. 홍혜영 기자, A4 용지같은 것들을 들고 시위를 해서 백지혁명이라고 합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중국의 검열에 저항하는 의미인데요. 발단은 지난 24일 신장위구르 자치구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 였습니다. 10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는데요, 지난 8월부터 이어진 봉쇄령 때문에 화재 진압이 늦어지고 인명 피해가 커졌다는 의혹이 퍼졌습니다.

비슷한 상황을 겪어본 중국인들이 공분하기 시작했고, 우루무치를 시작으로 봉쇄령을 겪었던 우한, 상하이와 베이징 등 주요도시에서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외신들은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중국 본토에서 처음 나타난 '통일된 저항'이라고 했습니다.

[앵커]
중국은 이럴 때 보통 통제가 빠르잖아요? 전과는 뭐가 달라진 거지요?

[기자]
특정 집단이 아니라, 중국인이라면 모두가 겪는 상황이라는 점이 이전과는 달랐습니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통제가 3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중국인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다"고 CNN은 분석했습니다. 당대회가 끝나면 방역 조치가 좀 풀어지겠지 했는데,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다시 봉쇄를 강화하자 반발이 커졌단 겁니다.

[앵커]
월드컵 때문에 더 화가 났다는 건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전 세계가 마스크 없이 축구경기를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중국인들의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급기야 중국 CCTV가 화면 편집이라는 꼼수까지 썼는데요. 왼쪽이 FIFA 공식 영상, 오른쪽이 CCTV 영상입니다. 관중석이 나오는 순간, CCTV는 다른 화면으로 바뀌죠. 이렇게까지 할 만큼 중국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컸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앵커]
시진핑 3연임 직후에 벌어진 일이어서 중국 정부의 단속 강도가 더 셀 수도 있겠고요.

[기자]
네, 그렇다보니 별의별 묘수가 나오는데요. 칭화대 학생들이 든 종이를 보시죠. 프리드먼 방정식인데요. 프리드먼이 '자유를 달라'와 발음이 비슷한 데 착안한 겁니다. 우주 확장 논리를 담은 방정식처럼 시위가 더 커질 거란 뜻도 있다고 합니다. 인터넷 검열을 뜻하는 숫자 404를 마스크에 적기도 하고, 역설적으로 공산당 노래를 불러 단속을 피합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중국에서 시위하려면 검열을 피하기 위해 장난스럽고 독창적인 수단을 써야 한다"고 했습니다.

[앵커]
이런 상황인데도 제로 코로나 정책은 계속 유지할까요?

[기자]
곧바로 풀진 못할 겁니다. 위드 코로나로 가려면, 백신 접종률이 높고 의료체계가 확보돼야 하는데 중국은 둘 다 어렵습니다. 오늘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조치에도 방역 완화는 없었습니다. 대신 노년층 백신 접종률을 높이고, 지방 정부의 과도한 봉쇄 조치는 금지하겠다고 했습니다.

강준영 /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결국은 중앙정부의 정책과 지방정부의 정책에 괴리를 설명을 하면서 완화 정책 쪽으로 조금 방향을 다 잡아가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결국 이번 시위는 시진핑 주석의 3연임 출발과 맞물려 있어서 더 예민한 것 같은데 중국의 인권문제가 국제적으로 다시 부각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군요.

홍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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