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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담차담] 대통령이 마피아 덕 볼 수도 있지!

등록 2023.09.07 09:00

수정 2024.01.11 18:13

첨단 방호 다 모여라! ①

[차담차담] 대통령이 마피아 덕 볼 수도 있지!
1941년 12월 7일 미국 하와이 진주만에 정박 중이던 미 해군 태평양함대 'USS 애리조나'호가 일본군의 기습 공격에 침몰했다.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대통령은 이튿날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이날은 치욕의 날로 기억될 것입니다. 이 계획적인 침공을 극복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지만, 미국 국민은 정의로운 힘을 통하여 궁극적인 승리를 거둘 것입니다"라며 대일 선전포고에 대한 승인을 요청했다. 미 해군병사 2000여 명과 민간인 400명 등 2400여 명이 숨졌고 1200여 명이 다쳤다. 상원은 만장일치로 선전포고안을 가결했다. 하원에서는 388대 1로 반대표가 한 표 나왔다. 공화당의 지넷 랭킨 의원은 쏟아진 비난에 이렇게 말했다. "국가나 사회가 하나의 현안을 두고 하나의 의견으로만 획일화되는 것은 위험한 결과를 낳는다"


 

1941년 12월 7일 아침. 일본제국이 하와이의 진주만(Pearl Harbor)을 기습공격했다. 이전까지 전 세계가 난리여도 미국은 전쟁에 끼어들지 않았다. 국익에 도움되지 않으면 개입하지 않는다는 '고립주의'를 고수했다. 공습당한 이튿날, 참전을 선언했다. 영국 처질 수상은 "이제 이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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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즈벨트 대통령과 비밀경호 요원 일행이 이동 중인 모습. 이때까지만 해도 차량에 장갑무장을 하지 않았다

'참전'은 재무부 소속 비밀경호국(SS)에 고민거리를 던졌다. 당시 대통령의 차량에는 보호기능이 없었다. 전시(戰時)인데, 암살 시도 등 외부 공격에 무방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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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카포네는 1928년형 8기통 캐딜락을 개조한 방탄차를 타고 다녔다. 카포네가 구속된 뒤 차량은 재무부에서 보관하고 있었다.

금주법 시대, 대도시 뒷골목은 총질이 일상이었다. 마피아 두목 알 카포네는 항상 방탄조끼를 입었고, 방탄차를 탔다. 그랬던 그가 1931년 재무부 수사관 '언터처블' 엘리엇 네스에게 걸렸다. 탈세 혐의였다. 방탄차는 재무부 압류창고에 처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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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머그샷. 카포네는 주 정부와 주 경찰을 협박과 회유로 관리했다. 연방정부와 FBI는 관할권에 가로막혀 손을 댈 수 없었다. 미국 국세청(IRS) 만큼은 관할권에서 자유로웠고, 결국 탈세로 잡혔다. 카포네를 잡아넣은 엘리엇 네스는 '언터처블(The Untouchables)'로 불렸다. 네스와 수사팀을 공갈협박하고 뇌물로 매수하려고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고 해서 언론이 붙인 별명이다. 교도소 투옥 직전, 당시엔 치료가 불가능했던 성병인 매독에 걸렸다고 한다. 7년 반 동안 수감생활을 하고 출소했다. 카포네는 명목상으로 죽을 때까지 '시카고 아웃핏'의 두목이었다. 1947년 1월 25일 플로리다 자택에서 48세에 사망했다

10년이 지나 '진주만'이 방탄차를 불러냈다. 의전차에 장갑무장을 하는 동안 프랭클린 D. 루즈벨트(FDR)가 썼다. 사연을 들은 FDR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카포네씨도 이해해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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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샤인 스페셜'에서 자세를 취한 프랭클린 D. 루즈벨트와 부인 엘레노어

FDR의 의전차는 링컨의 K시리즈 리무진이었다. 지붕을 여닫을 수 있는 12기통 4도어 컨버터블이었다. 휠베이스가 4100mm에 달할 정도로 컸다. 주로 지붕을 열고 다녀 '선샤인 스페셜'로 불렸다. 다리가 불편했던 루즈벨트는 퍼레이드 도중 다가온 시민들과 앉은 채로 악수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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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샤인 스페셜은 링컨 K시리즈를 바탕으로 했다

'진주만' 이후 장갑과 무장 기능을 입혀 더 '스페셜'해졌다. 코치빌더 브룬앤컴퍼니(Brunn & Company)가 작업을 맡았다. 이전엔 경호원이 올라탈 수 있는 스탠딩사이드스텝 정도가 전부였다. 유리 두께는 1인치(2.54cm)였다. 장갑도어에, 방탄타이어, 기관총 보관함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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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경호국은 이후 링컨 제퍼( Lincoln-Zephyr)를 기반으로 한 방탄차를 도입했다

이런 장치로 차체가 1.8m 길어지고 중량은 4218kg에 달했다. 차량 가격보다 더 많은, 4950달러가 들었다. 'The Beast(야수)'로 불리는 미국 대통령 방탄차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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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년 비밀경호국은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의 의전마차를 뒤따라가며 경호가기 위해 '화이트 모터컴퍼니(White Motor Company)'의 증기차 모델을 구입했다. 사진은 투어링 모델

자동차를 탄 최초의 대통령은 윌리엄 맥킨리다. 1901년 7월 13일 스탠리 형제의 요청으로 증기차를 잠깐 탔다.(5월 25일자 '1824년, 노선버스가 다녔다' 참조) 여전히 백악관은 의전'마차'였다. 다음 대통령 시어도어 루즈벨트도 마찬가지다. 비밀경호국은 '화이트'사의 흰색 증기차를 구입했다. 의전마차를 뒤따라가며 경호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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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하워드 태프트는 '백악관 자동차 시대'를 연 대통령이다. 6기통 48마력짜리 피어스-애로우 가솔린자동차 2대 등 모두 4대를 도입했다

의전'차'를 공식 사용한 대통령은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다. 태프트는 백악관 마구간을 차고로 개조했다. 1만2천 달러를 들여 4대를 구입했다. 피어스-애로우(Pierce-Arrow) 내연기관차 2대, 스투드베이커 전기차 1대, '화이트'사의 증기차 1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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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슨의 백악관이 구입한 '럭셔리' 피어스-애로우. 총 3대를 구입했다

우드로 윌슨은 피어스-애로우 3대를 구입했다. 윌슨은 이 차를 너무 마음에 들어했다. 1921년 퇴임할 때 이 중 한 대를 지인이 사들여 윌슨에게 선물했다. 백악관은 중고차 값으로 3천 달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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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딩 대통령이 카퍼레이드를 한 자료는 남아 있지 않다. 사진은 패커드의 '트윈 식스 투어링' 모델이다

워렌 하딩은 취임식에 자동차 퍼레이드를 한 첫 대통령이다. '패커드'의 트윈 식스(Twin Six)를 탔다. 하딩은 운전면허를 가진 첫 대통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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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커드, 피어스-애로우, 피어리스' 3P가 1920년대 미국 럭셔리 카 시장을 지배했다. 사진은 1927년형 패커드 '426 Runabout Roadster'다

자동차 역사상 처음 12기통 엔진을 개발한 브랜드가 패커드다. 포드 모델T가 440달러였는데, 패커드는 2600달러에서 시작했다. 하딩 덕분에 '럭셔리' 패커드의 주가는 더욱 치솟았다. 1920년대에 "미국의 명문가는 3P 자동차를 탄다"는 말이 돌았다. 패커드, 피어스-애로우, 피어리스(Peerles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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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7년형 피어리스(Peerless) 8기통 모델 '56'. 7명을 태울 수 있는 투어링카였다

피어리스(Peerless)는 생소할 수 있다. 40대 이상 독자들에게는 화장품 '피어리스(Peeres)'일 수도 있지만, 아니다. 1900년 뉴욕 오토쇼에 출품하며 자동차에 뛰어들었다. 1902년 녹색 경주용 차량, '그린 드래곤'으로 미국 전역을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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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년형 피어리스 마스터에잇(Master Eight)

기계적인 완성도가 뛰어났다. "20만 마일을 무난하게 달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동형 리어액슬, 스티어링 휠 틸팅 시스템을 개발한 럭셔리 브랜드였다. 대공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1932년 파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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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트루먼 대통령은 링컨을 선택했고, (사진 아래)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링컨 코스모폴리탄의 플렉시글라스 컨버터블을 애용했다

해리 트루먼은 링컨을 선택했다. 백악관은 링컨 코스모폴리탄 10대를 임대해 개조했다. '트루먼' 의전차는 장갑 때문에 2900kg으로, 다른 9대보다 770kg 더 무거웠다. 자동차 광이었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플렉시글라스 컨버터블을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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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터블의 지붕을 열고, 오픈카로 달린다는 것은 먼거리 저격 등에 너무 취약했다. 비밀경호국은 이후 컨버터블을 도입하지 않았다. 경호 지역이 넓어졌고, 방탄 성능도 강화됐다.

방탄 기능이 있었지만, 케네디(JFK)의 암살을 막을 순 없었다. 오픈카는 경호가 취약했다. 아니 불가능했다. 이후 인근 건물 등에 대한 경호를 강화했다. JFK 이후 컨버터블은 공식 의전차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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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시 맨해튼 도심에서 동쪽으로 24km 떨어진 퀸스의 자메이카에 자리해 있다. 국제선 노선과 이용객 수가 미국에서 가장 많다. 화물 수송이나 전체 여객 수송은 시카고, 댈러스, 애틀랜타 공항에 비해 뒤처진다. 1963년 12월 24일, 34일 전에 피격서거한 존 F. 케네디를 추모하기 위해 이름을 바꿨다

1941년 뉴욕시는 새 공항을 짓기로 했다. 아이들와일드(Idlewild) 골프코스와 자메이카베이(Jamaica Bay)의 넓은 습지대를 활용했다. 1948년 7월 아이들와일드공항은 첫 상업비행을 시작했다. 한 달 뒤 뉴욕국제공항으로 공식 승격했다. 'JFK' 한 달 뒤, 그를 기리기 위해 공항명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John F. Kennedy International Airport'다.

 

사진 : 위키미디어커먼즈, 위키백과, 나무위키, 위키피디아, www.celebritycars.com. Petersen Automotive Museum, Henry Ford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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