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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양의 비규제지역] '尹 정부 첫 신도시' 김포한강2…공급 지연보다 더 큰 걱정은

등록 2023.11.30 17:05

수정 2023.11.30 17:06

"미뤄진 건 아닌데요. 원래 내년 상반기에 하도록 돼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첫 신도시 사업인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의 지구지정이 미뤄진 이유를 듣기 위해 담당자들과 통화했을 때 들은 말입니다.

처음엔 제가 내용을 잘못 알고 취재를 했는지 순간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당시 보도자료를 살펴봤습니다. 보도자료에는 '2023년 하반기 지구지정, 2025년 지구계획 승인 계획'이라고 분명히 명시돼 있었습니다.

보도자료 내용을 얘기하니 그제야 담당자들은 미뤄진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첫째,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 부지에 농지가 포함돼 있는데 이를 얼마나 포함시킬지를 두고 농식품부와 협의를 하고 있는데, 협의가 잘 안되고 있다는 겁니다.

둘째, 지구지정에 앞서 전략영향환경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동안 LH가 수의계약으로 용역을 맡기던 부분을 감사원에서 지적 받았다고 합니다. 일반 경쟁 입찰로 진행하다보니 시간이 걸렸고 지구지정도 미뤄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신규택지 조성부터 입주까지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주택지구로 지정되더라도 통상 지구계획 승인까지 2년, 건설공사 착공까지 4년, 입주까지 9년이 더 걸립니다. 계획대로 내년 상반기 지구지정이 되더라도 입주자모집은 2028년, 입주는 2033년에야 가능하다는 겁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른 부분에서 당길 수 있다"며 공급 시기는 최대한 맞추겠다고 했습니다. 보상 절차 등에서 시간을 줄이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겁니다.

국토부 관계자의 말대로 되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의문은 남습니다.

국토부는 지난 15일 경기 구리와 오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8만 가구의 신규택지를 발표했습니다. 공급난이 가시화되자 꿈틀거릴 수 있는 부동산 심리를 미리 잡겠다는 '선제조치'인 셈입니다.

이미 1년 전 발표했던 윤석열 정부의 첫 신도시 사업은 이런 저런 이유로 미뤄지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꿈틀대는 부동산 심리를 잡고 싶었다면 이미 발표했던 신규택지 사업부터 차질 없이 진행시켰어야 하는 게 먼저 아니었을까요? 일단 신규택지 공급을 발표해놓으면 어떻게든 부동산 심리는 잡힐 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걸까요?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가 정부의 계획처럼 진행돼서 수도권 서남부를 대표하는 멋진 신도시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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