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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과자상자에 아기거북…멸종위기 파충류 암거래 기승

등록 2024.03.21 22:47

수정 2024.04.26 18:54

[앵커]
제 뒤로 보이는건 국제 멸종위기종 1급인 태국 샴악어와 마다가스카르산 방사거북입니다. 상업적 거래가 금지돼 있지만 최근 밀수와 개인간 매매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암거래가 기승인 이유가 뭔지, 실태는 어느 정도인지 안혜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태국 등 동남아 습지에 주로 서식하는 샴악어입니다.

밀렵과 서식지 파괴로 개체수가 줄면서 1975년 국제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돼 상업적 거래가 금지돼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온라인 카페에선 단속을 피해 '피규어'라는 은어를 붙여가며 불법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샴악어 판매자
"(마리당) 35만원에 분양하고 있어요. 몰래 키워야 되는 거예요. 여기 사람들 전부 다 불법으로 키우는 건데."

애완용으로 인기가 높아지면서 희귀 파충류일수록 가격도 부르는 게 값입니다.

멸종위기 1급인 아프리카 방사거북은 새끼가 한 마리당 수백만원, 성체는 2000만원이 넘습니다.

방사거북 판매자
"솔직히 새끼들은 거의 밀수고, 지금 정식으로 수입이 안돼요."

현행법상 멸종위기종을 밀수하면 3년 이하 징역형에, 국내에서 개인간 사고팔면 2년 이하 징역형에 처해집니다.

하지만 밀반입은 2021년 25마리에서 이듬해 230마리로 9배 넘게 늘었습니다.

인천공항세관은 지난달 인도네시아발 항공편 수하물에서 과자통에 든 멸종위기종 2급 돼지코 거북 15마리를 적발하기도 했습니다.

밀수 과정에 적발되거나 키우다 버려져 국립생태원으로 옮겨진 멸종위기 동물은 올 들어서만 92마리입니다.

안병덕 / 국립생태원 CITES동물부 계장
"희소성 있는 동물 수요가 많이 늘다 보니까 (희귀 멸종위기종) 밀수가 많이 느는 것 같습니다."

현행 관세법상 밀수하다 걸려도 벌금은 현지에서 매입한 가격 기준으로 내기 때문에 처벌이 미미하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멸종위기종 불법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처벌 수위를 국제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소비자 탐사대 안혜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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