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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대화' 물꼬 텄지만 해법 마련은 '험로'

등록 2024.04.04 21:08

수정 2024.04.04 21:11

[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의료계를 향해 공개적으로 만남을 제안한지 이틀 만에 대화의 물꼬는 텄습니다. 하지만, 아직 긍정적 메시지가 나오긴 이른 듯 합니다. 오늘 만남에 이르기까지 과정부터 어떤 대화가 오간 건지, 그리고 앞으로 전망까지, 대통령실 취재하는 홍연주 기자에게 들어보겠습니다.

홍 기자, 일단 결론을 떠나 만남 자체는 상당히 전격적이었는데, 어떻게 성사된 건가요.

[기자]
네,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1일 대국민담화가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처음으로 2000명 증원 규모를 조정할 뜻을 밝히면서 "전공의들이 대한민국의 중요한 미래 자산"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공주의료원을 방문한 직후엔 "전공의들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죠. 그 때부터 전공의 대표 측과 물밑 조율이 시작돼 만남이 성사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 의료계엔 의협을 비롯한 여러 단체가 있는데, 그 중에서 전공의를 직접 대화 상대로 꼽은 건 어떤 이유일까요.

[기자]
네, 의료계 자체가 전공의부터 교수, 개원의에 1, 2차병원, 수도권과 비수도권까지,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조율된 입장을 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윤 대통령은 일단 집단행동의 당사자이면서도, 2030 청년이자 가장 환경이 열악한 '전공의'들과 이해관계를 떠나 대화를 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오늘 만남 직후 박단 위원장의 첫 메시지, 좀 격해보이기도 한데 어떻게 봐야 하나요?

[기자]
대통령실도 예상하지 못했던 반응이었다고 합니다. 대통령실은 이번 만남 자체를 상당히 조심스럽게 추진했고, 사진과 영상은 물론 2시간 20분에 걸친 대화 내용도 단 3줄로 전하는데 그쳤습니다. 박단 위원장의 발언 내용을 대통령실 입장에서 전할 경우 박 위원장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이유였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아직 추가적인 반응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박 위원장은 왜 이런 강경한 입장을 냈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무엇보다도 집단 행동중인 전공위 대표인 박 위원장 입장에선 가시적 성과나 구체성 있는 답변을 끌어내지 못했단 점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 여러 갈래인 의사 단체 내부에서 윤 대통령을 직접 만나는 것에 대한 부정적 기류도 적지 않았을 걸로 보이고요. 눈에 띄는 결론은 없었지만, 첫 만남에 2시간 20분 간 대화가 이어진 것과 윤 대통령이 "앞으로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을 논의할 때 전공의들의 입장을 존중하겠다"고 더 진전된 입장을 낸 것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앵커]
시기적으로 총선을 앞둔데다 사전투표 하루 전 성사된 만남이라 관련된 해석도 많을 것 같아요?

[기자]
이미 밝혔듯 대통령실은 의료개혁 문제엔 총선 유불리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수도권 여당 후보들이 대통령과 의료계와의 직접 대화를 줄곧 요구해왔던 만큼 대화 자체가 긍정적 메시지가 될 여지는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의정 갈등을 조기에 수습하지 못한 정부에게도 책임이 있겠지만,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2시간 넘게 대화를 한 직후 "의료계에 미래가 없다"는 격한 표현으로 만남을 평가절하한 박 위원장의 태도 역시 바람직하지 않았다는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앵커]
선거를 떠나 이번 사태가 길어지면서 환자와 그 가족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먼저 생각해야 할 것 같네요. 홍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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